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한다.

조 대표는 SK바이오팜을 경쟁사에서 개척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하는 ‘패스트팔로어’가 아닌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로 만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은 세상에 없는 혁신신약 개발로 계속 간다

▲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의 미국 판매허가를 얻는 등 혁신신약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약바이오회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와 항암 분야를 중심으로 8개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부분 발작을 적응증으로 이번에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엑스코프리’는 일차성 전신 강직-간대 발작을 적응증으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희귀 신경계질환 치료제는 임상2상, 소아기에 발생하는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는 임상2분의1상에 진입했다. 집중력 장애 치료제와 조현병 치료제, 조울증 치료제 등은 각각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그룹과 다르게 기존 치료제가 없는 혁신신약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조 대표는 SK바이오팜이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다면 시간과 비용이 덜 들겠지만 의약품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로 클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포화상태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회사들이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반면 혁신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기술 장벽을 통해 장기간 관련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고 봤다.  

조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해 시장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점도 있다”며 “질병의 형태가 계속 변하는 만큼 기존 의약품의 내성을 극복할 신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의 모기업인 SK그룹은 바이오사업을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우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1993년부터 꾸준히 투자해왔다. 

2007년 지주회사체제 전환 때에도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둬 실적 압박 없이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6년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글로벌 신약 개발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다”고 말했다.

최근 후보물질부터 품목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해 주목을 끈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도 SK그룹이 20여 년 동안 바이오에 투자해 얻은 성과물이다.

조 대표는 엑스코프리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기반으로 혁신신약 개발을 지속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해 막대한 비용이 드는 혁신신약 개발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엑스코프리는 출시 6년에서 7년 뒤부터는 약 1조 원 규모의 매출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뇌전증 치료제시장은 2018년 기준으로 61억 달러(약 7조1400억 원) 규모로 2024년 70억 달러(8조2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이번 품목허가를 계기로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과 상업화 역량을 갖춘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