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은 단순 주택건설사업을 넘어서 질적 성장을 이뤄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플랜트 투자와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 영역을 확대해 GS건설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홍지수 기자

곽 :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 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지난 번에는 임병용 사장이 아파트 ‘자이’ 브랜드를 어떻게 꽃 피우고 GS건설을 어떻게 살려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임병용 사장이 GS건설의 미래를 어떻게 방향을 잡고 있고 구체적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겠습니다. 홍지수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홍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입니다.

곽 : 임병용 사장이 아파트 브랜드 ‘자이’로 GS건설의 흑자기조를 만든 것은 저희들이 살펴봤습니다. 그러나 국내 대표 건설사 가운데 하나인 GS건설이 국내 주택사업 한 가지만 하고 있다는 것은 아닌 것 같거든요. 좀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 스텝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나요?

홍 : 많은 국내 상위권 건설사가 국내 주택사업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국내 주택시장의 앞날이 불안한 데다 세계 건설시장에서 국내 건설사가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변화는 분명히 필요해 보입니다. 이에 따라 임병용 사장은 단순한 ‘물량 드라이브’가 아니라 GS건설의 질적 변화를 통해 도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곽 : 임병용 사장이 단순 시공사업에서 벗어나 투자를 해서 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분야로 옮겨가고 있는데 이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거죠?

홍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GS건설은 최근 터키 제이한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에 처음으로 플랜트 투자자로 나섰습니다. 시공뿐 아니라 운영사업도 함께 하겠다는 겁니다. 

곽 : 임병용 사장이 GS건설 대표이사에 취임했을 때 GS건설은 해외사업에서 저가경쟁으로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었고 GS건설 뿐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저가 해외수주는 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차분하게 해외사업을 진행해서 GS건설 해외사업은 2018년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국내 건설사의 기술력은 미국이나 유럽 선진업체에 밀리고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따라오기 때문에 중간에 있는 GS건설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홍 : 맞습니다. 바로 그런 점이 GS건설이 플랜트 개발운영사업에 나선 배경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으로 운영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공까지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GS건설은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해 해외 상하수도 관련 사업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곽 : 국내는 어떻습니까? 국내에서도 독특한 영역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요?

홍 : 국내 사업에서 눈에 띄는 점은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디벨로퍼는 토지 구입부터 건설, 분양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것으로 단순시공과 비교해 더 안정적이고 장기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임병용 사장은 예전부터 미래에는 투자형 사업이 중요해질 것이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계속 해왔는데 디벨로퍼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그런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곽 : 건설업 경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GS건설이 중장기 성장을 대비하는 전략을 하나둘씩 만들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알기로는 GS건설이 7월 말에 인천 송도의 공동주택용지 10만㎡를 5천억 원 이상을 베팅을 했던 일이 있는데요. 당시 최저입찰가의 2배 가까이 나와서 굉장히 ‘통큰 베팅'을 했다는 말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나요?

홍 : 송도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즉 GTX-B노선이 들어서는 곳으로 GS건설은 이런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GS건설이 자회사 ‘자이 S&D’를 통해 소규모 주택 개발사업에 진출하고 리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곽 : 그리고 저희들이 살펴봐야 될 임병용 사장에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제가 있죠? 바로 신사업 성공을 통해서 GS그룹의 경영권 승계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인데 현재 이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홍 :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외아들이죠.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은 2018년 7월 신설된 신사업추진실 실장에 오르며 GS건설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같은 해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허윤홍 부사장의 신사업에 힘이 실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이에 따라 임병용 사장도 허윤홍 부사장의 신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곽 : 지금 GS건설에서 새롭게 거론되고 있는 사업 분야가 제가 알기로는 현재까지 모듈러 주택, 스마트팜 사업 등인데요. 신사업을 맡은 허윤홍 부사장이 여기서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여기서 임병용 사장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이런 해석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렇죠?

홍 :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모듈러 주택, 스마트팜 등은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 어려운 만큼 향후 10년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임병용 사장은 이미 GS건설을 6년 넘게 이끌어왔는데 그때까지 GS건설을 이끌지도 지켜볼 만한 부분입니다. 

곽 : 제가 알기로는 임병용 사장이 LG그룹에서 GS그룹이 분리된 이후에 허창수 회장이 직접 영입해온 인물로 알고 있는데 또 그 이후에 많은 공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언젠가는 임병용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홍 : 아시다시피 부회장은 총수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인데요. 임병용 사장 같은 경우 부회장 자리에 오르기엔 아직 젊지만 그동안 이룬 성과만으로도 자격은 충분히 갖춰서 향후 언젠가는 부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과거 김갑렬 전 GS건설 사장도 허창수 회장 동생인 허명수 현 GS건설 부회장에게 사장 자리를 물려주고 부회장으로 승진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임병용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기정사실이지만 그 시기는 GS건설의 세대교체 시기와 맞물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곽 : 2008년에 임병용 사장은 GS홀딩스 부사장 시절 대우조선해양 태스크포스 팀장으로 인수전에 참여했습니다. 물론 당시 제시한 인수금액이 높지 않아서 결국 인수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파국의 늪에 빠지자 오히려 시장에서는 GS그룹이 최종 승자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당시 임병용 사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보다 낮은 가격을 쓰는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의 기회와 가치를 제대로 못 본 것이고 우리보다 높은 가격을 쓰는 회사는 마음의 평정을 잃고 과욕을 지닌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GS건설은 이제 플랜트 투자와 디벨로퍼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사업들을 일궈 나가고 있습니다. 임병용 사장의 정확한 판단력과 과감한 추진력들이 GS건설에 어떤 미래에 어떤 것을 펼쳐 나갈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