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소비자들이 접하는 금융환경도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하나의 은행에서 너무 많은 앱을 내놔 어떤 걸 받아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잘 쓰던 앱이 어느 순간 서비스를 마치면서 갑자기 새로운 앱을 깔아야 한다는 안내가 뜨기도 한다.
 
은행 모바일앱 전략도 제각각, KB국민은 '나누고' 신한은 '합치고'

▲ KB국민은행의 모바일앱.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금융시대를 맞아 시중은행들이 고객과 최접점인 모바일뱅킹앱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앱을 나누고 신한은행은 앱을 더하면서 정반대의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앱이 많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앱만 대표 모바일뱅킹앱 ‘KB스타뱅킹’, 간편뱅킹앱 ‘리브’, 대화형앱 ‘리브똑똑’이다. 이 밖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KB국민은행으로 검색하면 KB스타알림, KB스타뱅킹미니, KB마이머니, KB말하는적금, 리브통, KB ONE(원)스캔 등 여러 개의 앱들이 줄줄이 나온다.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부 직원들도 정확하게 앱이 몇 개인지 모른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다. 최근 여러 커뮤니티에 ‘KB국민은행 어플 근황’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몸 담고 있는 한 직원은 “앱이 많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고객들로부터 들어서 내부에서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여러 개의 앱 가운데 필요한 것만 받아서 쓰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 일부 고객들의 지적에도 다른 은행과 달리 통합앱을 선보이지 않는 이유는 하나의 앱에서 모든 것을 제공하면 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서비스도 함께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목적에 따라 고객이 필요한 앱만 받아 이용하면 앱의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단점도 막을 수 있다.

실제 KB국민은행도 신한은행처럼 통합 앱을 만들자는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고객들이 필요에 따라 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 모바일앱 전략도 제각각, KB국민은 '나누고' 신한은 '합치고'

▲ 신한은행 쏠.


신한은행은 KB국민은행과 상반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통합 모바일앱 ‘쏠’을 대표선수로 밀고 있다.

쏠은 신한은행이 지난해 2월 기존에 6개로 흩어져 있던 S뱅크, 써니뱅크 등 은행앱을 하나로 통합해 선보인 앱으로 출시 1년6개월 만에 가입고객 1천만 명을 확보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신한은행을 이용하는 한 고객은 “무겁고 불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무겁지 않아 매우 잘 애용하고 있고 UX(사용자경험)나 UI(사용자환경)도 매우 신경써서 만든 거 같다”며 “특히 오픈뱅킹서비스로 앱이 개편된 뒤 사용하기 더욱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쏠을 단순 은행앱이 아닌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취미 교육과 체험을 지원하는 ‘쏠클래스’, KBO 경기정보와 하이라이트 장면을 제공하는 ‘쏠야구’, 간편결제 ‘쏠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은행도 8월 ‘우리원뱅킹’앱을 새로 개발해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당분간 기존 ‘원터치개인’앱과 우리원뱅킹을 함께 서비스하는데 원터치개인은 올해 안에 종료된다. 원터치개인앱을 쓰던 고객들은 우리원뱅킹을 새로 설치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