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영풍제련소에서 나오는 침출수 탓에 안동댐 상류의 낙동강이 오염됐다는 발표를 내놨다.

21일 환경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낙동강 상류(영풍제련소~안동댐) 환경관리 협의회’의 활동현황을 밝혔다.
 
환경부 "낙동강 상류 오염은 영풍제련소 탓", 근본원인 한계 지적도

▲ 환경부가 조사한 영풍제련소의 침출수 관련 분석 위치. <환경부>


환경부가 이날 공개한 협의회 활동자료에 따르면 2공장 내부 지하수 수실을 분석한 결과 아연과 카드뮴의 농도가 지하수 공업용수 기준의 6배에서 110배까지 크게 나타났다. 수소이온농도(pH)는 산성(3.4~4.0)으로 확인됐다.

또 영풍제련소가 사업장의 오염물질을 하천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설치한 차수벽 검증공의 평균 투수계수가 시공 목표값보다 80배 크기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수계수는 유체가 다공성 매질을 통과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환경부는 이런 문제들 때문에 영풍제련소 아래에 위치한 낙동강 하류가 오염되고 영풍제련소 인근의 어류들도 침출수 탓에 카드뮴과 아연 등에 중독되고 있다고 봤다.

낙동강 상류(영풍제련소~안동댐) 환경관리 협의회는 안동댐 상류의 중금속 오염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처음 구성됐다. 그동안 모두 13차례 회의를 통해 안동댐 상류의 오염 원인을 밝히는데 집중했다.

협의회는 영풍제련소 2공장의 침출수 유출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2018년 12월부터 8개월 동안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환경부가 발표한 협의회 활동자료가 미흡하다는 의견들도 나온다. 

환경부 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데다 영풍제련소 이외의 요인들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낙동강 오염의 근본원인을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조사한 낙동강 상류에는 모두 99개의 광산(현재 운영중 7곳, 휴·폐광산 92곳)이 위치하고 있다. 다른 금속 가공기업의 별도 공장까지 합하면 낙동강 상류를 오염시킬 수 있는 곳이 수백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별도조사를 통해 안동댐 상류의 오염 기원은 광물찌꺼기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환경부 역시 아직 조사가 덜 끝났다는 점을 인정하며 결과를 2020년 하반기까지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오염 기원을 밝히기 위해 꼭 필요한 납 동위원소 분석 기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납 동위원소 분석은 강의 퇴적물 오염과 같은 현상을 면밀하게 분석할 때 꼭 필요한 절차로 여겨진다. 국내 기술로는 이를 수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캐나다 등 해외기관에 요청을 해야 한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번 조사에서 중금속의 농도만 측정했을 뿐 납 동위원소 분석을 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