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파격적’ 조직개편과 인사로 미래에셋대우의 리테일금융(소매금융)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투자금융(IB)부문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리테일금융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두 부문을 균형 있게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파격적 인사로 리테일금융도 잡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WM총괄로 이상걸 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한 것을 놓고 ‘파격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현직'에서 물러나 있던 이 총괄을 4년 만에 다시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이 총괄은 2001년 미래에셋증권에 몸을 담은 뒤 2005년 미래에셋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오랜 시간 영업부문을 맡아왔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일하다가 퇴직한 뒤 고문, 감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박 회장은 이 총괄이 영업에서 잔뼈가 굵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미래에셋대우 자산관리부문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인재영입에 파격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초 한국투자증권에서 김성락 트레이딩1부문 대표와 김연추 에쿼티파생본부장을 영입한 뒤 비교적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은 데도 부문대표와 본부장으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 인사 역시 박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 회장이 나이, 경력 등에 얽매이지 않고 성과를 잘 내는 인재를 중시하는 만큼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 가운데서도 파격적 인사를 시도하는 증권사로 꼽힌다. 미래에셋그룹의 경영이념 가운데 하나인 ‘열린 마음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인재를 중시하자’도 박 회장의 가치관에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최근 미래에셋대우에 증권업계 최초로 '원아시아에쿼티세일즈(One Asia Equity Sales)’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이 조직은 해외투자자에게 해외주식 매매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에 국내투자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서비스를 해외투자자에게도 제공해 주식 위탁매매부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해외투자자의 해외주식 매매 수요가 국내투자자들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서비스 제공으로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국내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주식 위탁매매서비스에서는 이미 미래에셋대우가 독보적 1위에 올라 있는 만큼 해외투자자로 고객 기반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와 위탁매매의 조직개편과 인사가 이뤄진 이유는 역대 최고 순이익에도 리테일금융부문의 실적은 오히려 후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 누적 순이익 5223억 원을 내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2018년 3분기와 비교해 20.9% 늘었다.

투자금융(IB)부문 수익이 6개 분기 연속 1천억 원을 웃돌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83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 자산관리(WM) 수수료수익은 481억 원으로 3.6% 줄었다.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위탁매매와 자산관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는 만큼 박 회장은 투자금융(IB)부문과 리테일금융부문을 균형있게 키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약한 리테일금융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해 고객서비스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