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우건설, 카타르 향한 세일즈외교의 수혜로 수주확보 파란불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담당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한국 기업의 카타르 건설사업 참여를 지원하는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힘입어 수주 확보에 유리한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과 카타르의 정부 사이 교류가 확대되며 카타르에서 건설사업을 수행했던 경험을 지닌 건설사들의 수주기회가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카타르에서 다수의 사업경험을 지니고 있어 카타르와 경제협력 확대로 수혜를 받을 기업으로 꼽힌다.

카타르 등 중동국가들은 사업을 발주할 때 과거 사업경험을 중요한 요소로 평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에너지 인프라와 구축은 발주처의 주요 기반시설을 세우는 사업이고 투자금액 규모도 매우 크기 때문에 사업경험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대건설은 2006년에 국내 최초로 카타르에서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 공사를 수주해 가스시설 분야의 강점을 인정받았다.

카타르에서 비료공장 등 대형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도 있으며 현재 카타르의 알부스탄 도로 확장공사와 알마하병원 건설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앞으로도 카타르시장을 비롯한 중동에서 사업을 확대하며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와 중동지역의 대형 다운스트림(수송·정제·판매) 분야에서 수주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까지 해외수주 기회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도 “현대건설이 요즘 해외사업에서 다른 건설사들보다 두각을 나타내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2017년에 카타르의 ‘E-Ring'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카타르에서 사업경험이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액화천연가스 플랜트시장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카타르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액화천연가스 플랜트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수주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최근 나이지리아 등에서 액화천연가스 플랜트 프로젝트를 따낸 성과를 통해 앞으로 급격한 발주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액화천연가스 플랜트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보이며 해외수주를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타르는 2024년까지 액화천연가스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7700만 톤에서 1억 톤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대우건설의 수주 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최근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 플랜트사업인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사업에 뛰어들었다. 각각 다른 글로벌 컨소시엄에 참여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플랜트시장에서 입지 강화를 노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카타르와 교류가 늘면서 정부 고위급인사들의 세일즈외교가 확대되며 건설사들의 카타르시장 진출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상회담에서 에너지와 건설, 교통과 인프라 등 여러 분야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진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7월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카타르를 공식방문했고 10월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산업부처 관계자들이 카타르 쪽 인사들과 만나 ‘제5차 한국-카타르 고위급 전략협의회’를 진행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 한국을 방문한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을 만나 카타르의 에너지 개발사업과 각종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알카비 장관은 “한국기업들이 카타르의 에너지, 건설,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알카비 장관은 카타르석유공사 최고경영자, 카타르가스 이사회 의장 등을 겸임하며 카타르의 에너지정책과 석유, 가스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이 총리가 7월 카타르를 공식방문했을 때 알카비 장관이 이 총리의 수행을 맡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