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이 ‘도심형 아울렛’ 매장을 늘리며 본업인 유통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지개를 피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 개선작업이 상당부분 마무리된 된 만큼 그동안 공들여온 패션 PB(자체브랜드) 및 SPA(제조+유통)를 통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랜드리테일, '도심형 아울렛'으로 잘 하는 유통업 확대 위해 기지개

▲ 석창현 이랜드리테일 대표이사.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AK플라자 구로본점 건물을 빌려 내년 상반기에 유통매장을 열기로 하고 현재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상권 분석 및 브랜드 선정 등 개점 준비를 하고 있다.

임대기간은 내년 1월부터 10년이다.

올해 9월 말에 2015년 이후 4년 만에 NC백화점 청주점을 개점한 데 이어 유통매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동안 경영난에 빠지거나 실적이 부진한 유통점포를 낮은 가격에 확보해 회생하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AK플라자 구로본점 건물 역시 애경그룹이 영업난으로 손 뗀 곳인 만큼 제격이기도 하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역 상권에 알맞은 브랜드를 판매하는 전략으로 기존에 침체됐던 상권을 되살린 경험이 많은 만큼 이번 AK플라자 구로본점 인근 상권도 충분히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이 재무 건전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랜드리테일의 신규출점도 한동안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재개되는 모양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파크와 함께 재무 건정성이 악화된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주던 역할을 하던 곳이었는데 최근 그룹 전반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나아지면서 자체사업에 다시 투자할 여력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이 ‘의, 식, 주, 휴, 미, 락’을 6대 콘텐츠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구현할 오프라인매장을 갖춘 유통매장의 확대는 필수이기도 하다. 

의, 식, 주, 휴, 미, 락은 △의류 △외식 △건설, 가구, 생활용품 △호텔, 리조트 △백화점 △테마파크, 여행을 뜻한다.

이랜드리테일은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4개 유통매장 브랜드를 통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매장 브랜드별로 점포 수를 살펴보면 NC백화점 19개, 뉴코아아울렛 17개, 2001아울렛 8개, 동아백화점 6개 등이다.

다양한 유통매장 브랜드를 통합해 통일성과 인지도를 끌어올려 유통사업을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이랜드리테일의 유통매장 특징은 판매수수료 중심의 백화점과 직매입 중심의 아울렛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도시형 아울렛’이라는 점이다.

이랜드리테일의 도시형 아울렛은 백화점보다 덩치는 작지만 지역 상권에 특화된 브랜드를 판매하는 곳으로 직매입매장이 전체 매장의 40~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직매입방식은 유통업체가 직접 할인율을 결정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매출이 나지 않으면 재고부담을 유통업체가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단점이 있다.

일부 재고부담은 떠안더라도 최근 유통업계에서 ‘초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도시형 아울렛의 장점을 앞세워 유통사업 확장을 꾀하기엔 적절하다.

이랜드리테일이 직매입매장 비중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통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공을 들여온 40여 개의 패션 PB(자체브랜드) 및 SPA가 있기 때문이다.

PB와 SPA는 자체적으로 기획·생산을 하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 상품을 직매입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더라도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최근 소비흐름이 브랜드 중심에서 상품의 질과 가성비를 따지는 쪽으로 바뀌면서 PB나 SPA를 통해 기존 백화점들과 경쟁에서도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