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배 대상 식품BU 대표이사 사장이 외식 프랜차이즈 등과 활발한 협업을 펼치며 B2B(기업 사이 거래) 매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임 사장은 대표 브랜드 청정원, 종가집 등을 중심으로 장류와 조미료류, 신선식품, 냉동식품 등 종합식품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대상의 성장동력을 B2B시장에서 찾고 있다.
 
임정배, 외식기업에게 맞춤형 제품 공급으로 대상 성장동력 찾아

▲ 임정배 대상 식품BU 대표이사 사장.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망이 밝지 않은 내수 식품시장에서 B2B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먹는 횟수가 과거와 비교해 현저히 줄어들면서 일반소비자들의 식자재 사용량은 감소하는 반면 외식기업의 수는 증가해 다양한 식품과 식자재를 저렴하고 편리하게 공급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B2B 식자재 유통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38조 원으로 최근 수년 동안 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임 사장은 이런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B2B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에 나와 있는 식자재를 판매하고 공급하는 전통적 방식의 B2B 사업구조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보고 브랜드 협업제품을 포함한 기업 맞춤형 제품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초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한식뷔페 ‘자연별곡’과 협업을 통해 자연별곡 매장 안 ‘종가집반상 Zone(구역)’에서 공동개발 메뉴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대상과 이랜드파크는 수개월 동안 함께 작업해 종가집 김치와 자연별곡의 조리법을 결합한 메뉴인 겉절이, 섞박지, 두부김치, 김치자글이 등 메뉴를 내놨다.

올해 10월에는 경쟁사인 해태제과까지 고객으로 삼아 자체 B2B 김치개발팀에서 해태제과의 ‘고향만두 소담’ 김치만두에 들어갈 맞춤형 김치를 개발했다.

대상 B2B 김치개발팀은 만두피 두께가 0.65㎜로 얇은 고향만두 소담의 제품 특성에 맞춰 깍두기를 썰어 넣은 종가집 김치로 아삭한 맛을 살렸다.

2018년 10월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멕시카나’와 손잡고 종가집 김치를 활용한 ‘Mr.김치킨’을 출시하기도 했다. 

대상은 이밖에도 자체 연구팀을 통해 각 외식업체나 급식업체가 요구하는 조리법과 맛에 맞춰 기성품이 아닌 맞춤형 소스나 제품 개발과 공급도 늘려가고 있다.

기업 고객을 위한 맞춤형 제품사업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외식업체와 편의점 등을 비롯해 식품업계 경쟁사까지도 고객으로 끌어안으며 영역을 넓혀간 결과 대상은 올해 1월 국내 김치시장 점유율이 42.9%에서 올해 6월 43.3%, 9월에는 46.3%로 높아졌다.

대상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0.2% 줄고 영업이익은 2.3%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식품부문에서는 매출이 2018년 3분기보다 18.6% 성장했다.

임 사장은 올해 2월 식자재 유통 자회사인 대상베스트코를 흡수합병하면서 2023년까지 B2B시장에서 한 해 매출 2조 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2018년 기준 대상은 B2B사업에서 매출 5200억 원, 대상베스트코는 4800억 원을 낸 점을 고려하면 5년 안에 매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올해 3분기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B2B사업전략을 묻는 질문에 “크게 외식업체와 급식업체, 식자재채널 등 3개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특정 채널에서 물량을 확대한다기보다는 장류와 조미료류 등의 B2B 맞춤형 제품으로 B2B 전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