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암 집단발병’을 놓고 인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을 불법 건조할 때 나온 유해물질 때문이라는 정부의 분석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14일 전라북도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열어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사이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북 익산 장점마을의 '암 집단발병'은 비료공장 유해물질이 원인

▲ 환경부 관계자가 14일 전라북도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은 KT&G로부터 사들인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퇴비로만 사용해야 했지만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로 만들었다.

연초박을 유기질 비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건조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나이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기 때문에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지만 금강농산은 이를 어겼다.

퇴비보다 유기질 비료의 값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이윤 극대화를 위해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7년 4월17일 인근 비료공장과 관련해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 해 7월14일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청원을 수용해 추진됐다.

연구진은 환경오염 노출평가와 주민건강 영향평가 결과를 종합 분석해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사이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금강농산 비료공장은 KT&G 신탄진공장에서 반출된 연초박 2242t을 비료 원료로 사용했다. 2017년 4월 가동이 중단됐다가 비료관리법 위반 등이 확인되면서 그해 말 폐쇄됐다.  

비료공장이 설립된 2001년부터 2017년 12월31일까지 장점마을 주민 99명 가운데 22명에게 암이 발생했고 그 가운데 14명이 숨졌다.

환경부는 “환경 주무부서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민들의 피해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장점마을 암 집단발병 사태와 관련한 시민들의 분노와 걱정을 잘 알고 있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환경 인식을 강화하고 장점마을을 친환경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