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중국에서도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을 놓고 자신감을 얻고 있다.

내년에는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을 확대하면서 주도권을 틀어쥐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삼성 갤럭시폴드 중국에서 인기 확인, 고동진 주도권 쥔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갤럭시폴드 LTE 모델 뿐 아니라 5G 모델도 선보이면서 화웨이의 접는 스마트폰 메이트X와 정면대결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19일 중국에서 심계천하 W20 5G라는 이름의 초고가 제품을 출시하는데 이 제품의 스펙이 갤럭시폴드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갤럭시폴드 5G모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화웨이는 15일 메이트X를 LTE와 5G 양쪽 버전으로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이전에 갤럭시폴드 LTE모델만 중국에서 판매했는데 5G모델도 출시하면서 중국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을 놓고 두 회사의 본격 맞대결이 시작됐다.

메이트X가 시장에 등장한 이후 갤럭시폴드 판매가 진행되지만 삼성전자는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 이미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이 한차례 검증이 된데다 기술력에서 충분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 LTE모델은 앞서 세 차례 판매에서 모두 준비한 물량이 매진됐다. 삼성전자는 16일 갤럭시폴드 LTE모델 추가 판매에도 나선다.

메이트X는 최근 사용설명서에서 영하 5도 이하에서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져 한계를 드러냈다. 겨울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고동진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채비를 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의 영향으로 메이트X를 중국에서만 출시했기 때문에 중국에서만 유일하게 접는 스마트폰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가 중국시장에서 메이트X를 상대로 경쟁력을 증명한다면 향후 글로벌시장 공략이 더욱 수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무주공산인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을 선점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고 사장은 5일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폴더블폰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10월 가로로 접히는 형태의 디자인을 공개한 새로운 폴더블폰과 관련해서도 일정을 보고 때가 되면 제품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고 사장은 올해 갤럭시폴드 출시가 지연됐을 때 애초에 계획한 100만 대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갤럭시폴드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다시금 판매 확대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3일 “4분기 현재 갤럭시폴드 수요는 공급의 5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폴더블폰시장의 성장속도는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갤럭시폴드의 반응이 기대 이상을 보이자 삼성전자가 판매량 1천만 대를 달성하는 시점이 당초 예상했단 2021년에서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2020년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 전망치를 900만 대에서 1천 만 대로 상향한다고 수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는 북미와 유럽에서 잇단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9월말 미국에서 출시된 지 하루 만에 온라인 자급제 판매 물량이 동이 났다.

북미에 앞서 출시된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등 2차 출시국 모두에서도 준비된 물량이 오전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고 사장은 올해 2월에 갤럭시폴드를 출시하려 했으나 화면 결함이 발생했다. 그러자 출시를 반 년 이상 미루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길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하는 결과물을 내놓으며 초기시장 형성에 성공했다. 

예상보다 강한 수요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속속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14일 레이저2019을 공개했고 샤오미, 오포, 비보 등도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좀 더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조사들의 참전 가능성도 떠오른다.

최근 외국언론은 LG전자가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등록한 특허를 토대로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22년에 접는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2021년 폴더블 아이패드를 통해 관련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메이트X의 사례에서 보듯 기술적 완성도와 품질을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흥행 가능성을 확인한 유일한 회사다.

글로벌 특허정보업체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폴더블기기 및 디스플레이 기술특허를 2174건 보유해 가장 많다. 2위인 중국 BOE(842건)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성공적으로 출시한 폴더블폰시장은 2020년에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기술적 한계로 삼성전자 위주의 시장 변화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