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지온의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3상 결과 발표가 다가오면서 국내 바이오업계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유데나필의 시장규모에 비해 가치가 너무 고평가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메지온 심장질환 치료제 곧 임상발표, 기업가치 지나친 고평가 시선도

▲ 박동현 메지온 대표이사.


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지온이 17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AHA)가 주관하는 학술대회에 참가해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3상 초기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메지온에 투자자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유데나필은 폰탄수술(우심방-폐동맥 우회수술)을 받은 환자, 즉 선천적으로 심실이 1개만 존재하는 청소년 환자의 심장 및 운동기능을 개선하는 치료제다.

메지온은 올해 5월 유데나필의 임상3상을 마쳤고 17일 임상 데이트를 공개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NDA)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0월11일에는 유데나필의 임상3상 결과를 두고 미국 식품의약국과 회의(타입C)도 진행했다.

유데나필 임상3상 결과발표를 앞두고 바이오업종 투자자들의 메지온을 향한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메지온 주가는 최근 두 달 사이 2.5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바이오기업인 신라젠과 헬릭스미스는 올해 연이어 임상3상에 실패했고 에이치엘비의 임상3상 결과도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메지온을 향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지온은 5월 유데나필의 글로벌 임상3상을 끝냈고 7월 임상결과가 긍정적이었다고 발표해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유데나필의 신약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유데나필은 심실이 1개만 존재하는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환자 수가 일반적 치료제보다 적은 편이다. 현재 미국 내 폰탄수술 환자 수는 약 3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앞으로 증가한다고 해도 5만 명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데나필의 약가는 연간 약 6만 달러(약 7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에 판매된는 희귀의약품 가운데 5만~6만 달러 가격에 속하는 비중이 33%로 가장 많다. 

미국에서 폰탄수술을 받은 환자의 10%가 유데나필을 복용한다고 가정한다고 가정한다면 메지온은 유데나필로 한 해에 3억 달러(약 3503억 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데나필과 같은 희귀의약품은 미국에서 임상3상에 성공할 확률이 73%, 품목허가 확률은 89%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데나필이 2020년부터 미국에 판매돼 2027년 시장 점유율을 최대 30%까지 차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유데나필의 신약가치는 약 1조6260억 원”이라며 “이를 메지온 주식수로 나누면 메지온의 적정 주가는 18만8115원”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적정 주가는 12일 종가 기준의 메지온 주가 23만3900원보다 낮다.

물론 유데나필의 가격이 좀 더 높게 책정되거나 시장 점유율의 확대 속도에 따라 유데나필의 신약가치는 달라질 여지도 충분히 있다. 또 보통 임상3상 데이터에 기반해 연간 치료비용이 정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17일에 나올 임상 데이터를 기다려봐야 한다. 

유데나필은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패스트트랙(신속허가대상)에 지정돼 ‘우선심사’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심사 대상이 되면 허가 심의기간이 기존 10개월에서 6개월 이내로 단축된다. 최근 6년 동안 패스트트랙 지정품목 가운데 우선심사 대상이 된 비율은 90% 이상이다.

이를 고려하면 유데나필은 이르면 2020년 2분기에 최종 판매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바이오업종에 악영향을 미칠 만한 이슈는 거의 지나간 상태”라며 “11월17일 미국 심장학회에서 열리는 메지온 ‘유데나필’ 임상3상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