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이 부진한 랄라블라 점포 폐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 사장이 GS리테일의 새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헬스앤뷰티숍시장에서 힘을 빼면서 장기적으로 랄라블라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허연수, GS리테일 랄라블라 매장 대거 폐점해 돌다리 두드리기로 신중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11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랄라블라 매장 수를 140개만 유지하기로 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168개였는데 1년 만에 28곳의 매장 문을 닫는 것이다.

매출이 부진한 랄라블라 매장을 폐점시키면서 허 대표의 큰 고민이었던 수익성 제고는 효과를 보게 됐다. 

GS리테일은 2019년 3분기 랄라블라에서 영업손실 160억 원을 거뒀다. 2018년 3분기 영업손실 185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다소 줄었다.

하지만 허 대표가 랄라블라 매장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굳히면서 GS리테일이 장기적으로는 헬스앤뷰티숍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헬스앤뷰티숍업계 관계자는 “유통채널에서 대부분 그렇듯이 헬스앤뷰티숍에서도 ‘규모의 경제’는 중요한 문제”라며 “랄라블라가 매장 수를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자체적으로도 랄라블라가 어렵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헬스엔뷰티숍 1위인 CJ올리브영은 매장 수가 400여개를 넘어갈 시점부터 흑자전환했다. CJ올리브영은 이미 전국에 매장 수 1200여 개를 확보해뒀다. 

여기에 업계 3위인 롭스도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고 있어 랄라블라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헬스앤뷰티숍 브랜드 롭스 매장 수가 10월 기준으로 132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랄라블라와 매장 수 격차가 40여개였지만 현재 10여개로 줄어들었다. 

헬스앤뷰티숍의 주력 물품이 화장품인 점에서 적정한 매장 수를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는 매우 중요하다. 

국내 헬스앤뷰티숍에서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등의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파악된다. 여기에 헤어와 바디상품을 포함하면 뷰티상품의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특히 GS리테일은 주력사업이 편의점이라서 화장품보다는 식음료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뷰티제품에서 소싱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장 수가 일정부분 뒷받침 돼야 한다. 

실제 GS리테일도 랄라블라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GS25와 GS슈퍼마켓 등과 함께 상품 소싱을 추진했지만 아직 매출에 영향을 주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허 사장으로써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허 사장은 GS리테일 대표에 오른 지 1년 만인 2017년 홍콩 왓슨스로부터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119억 원에 인수하면서 야심차게 헬스앤뷰티숍에 뛰어들었다. 

또 이듬해인 2018년 2월에는 브랜드 이름을 랄라블라로 바꾸면서 그 해 점포 수를 300개까지 늘린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공격적으로 출점을 예고했지만 영업손실이 늘어나면서 2년만에 방향을 틀게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매장 수를 줄이는 것은 우량점포를 위주로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며 "수익성을 중심으로 앞으로 점포를 여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