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기 해외건설협회 회장이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춰 국내 건설사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진출을 뒷받침한다.

이 회장은 아세안을 해외건설 수주에서 기회의 땅으로 보고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장 이건기, 신남방정책 맞춰 건설사의 아세안 진출 뒷받침

▲ 이건기 해외건설협회 회장.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국내 건설사의 아세안 진출 지원활동이 2020년에 더욱 강화된다.

해외건설협회는 12월 신남방정책과 관련해 '베트남 투자시장 전망 세미나’를 여는데 내년에는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메콩강 지역 국가들로 세미나 대상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해외건설협회는 아세안 개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열기에 앞서 10월 말 국토교통부,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등과 함께 ‘신남방 인프라 개발협력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들어 국내 건설사의 아세안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적극 수주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3분기에만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발주로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연구’, 자체연구소인 정책지원센터의 발주로 ‘신남방 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전략 연구’ 등 아세안 관련 2건의 연구용역을 새로 시작했다.

해외건설협회가 올해 들어 국내 건설사의 아세안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주요 외교정책으로 삼고 아세안 국가를 활발히 방문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11월 말 부산에서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함께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도 열린다.

한·메콩 정상회의는 문 대통령이 2018년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회의체로 문 대통령과 함께 메콩강 유역의 아세안 국가인 베트남,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5개 나라 정상이 참여한다.

이건기 회장은 해외건설 수주가 크게 줄어든 2018년 8월 해외건설협회 회장에 올랐는데 아세안 지역을 해외건설 수주 확대의 돌파구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4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신남방지역은 지난해 아시아 전체 수주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신남방지역 국가들이 고도성장을 하고 있고 국내 건설사가 기술력과 관리능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어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80년 서울시 7급 건축직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14년 서울시 행정2부시장까지 오른 공무원 출신으로 해외건설협회 이사장에 선임됐을 때 이례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건설협회는 그동안 행정고시를 합격한 국토교통부 장차관 출신이 주로 회장을 맡아 이끌어왔다.

이 회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던 경험도 신남방정책 지원 강화기조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외교 지평을 넓히는 두 축으로 내세웠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신남방정책 쪽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신북방정책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철도를 연결하고 에너지, 자원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뼈대로 해 북한의 협조를 필요로 한다.

이 회장이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 몸담았던 만큼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과 관련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현재 힘이 실리고 있는 신남방정책을 적극 뒷받침한다고도 볼 수 있는 셈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세안 국가들은 서로 인접해 있어 접경지역 도시들을 중심으로 10년 안에 도로, 철도 등 인프라와 함께 스마트시티, 산업단지 구축 수요가 크게 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큰 그림을 들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동시에 실질적 성과를 위해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