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비만, 통풍 치료제 등을 앞세워 제약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광동제약은 제약회사지만 제약부문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데 경쟁력 있는 신약 개발로 이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성원, 광동제약 비만과 통풍치료제 개발 서둘러 제약사업 강화

▲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이 광동제약의 체질을 바꾼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체적 신약 연구개발(R&D)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제약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20% 정도에 불과하다. ‘비타500’ ‘삼다수’ 등 음료 유통사업과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기타부문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독특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광동제약은 사실상 제약회사가 아닌 음료회사라는 말도 나온다.

최 부회장은 이를 의식해서인지 올해 9월 광동제약 하반기 워크숍에서 “전사적 시스템 혁신과 체질개선을 향한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제약사업을 위한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제약사업 강화를 위해 신약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비만 치료제 ‘KD101’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KD101은 연필향나무에서 유래한 세스퀴테르펜 화합물을 활용해 개발되고 있다. 지방 축적을 낮춰 체중을 감소시키면서 혈중 지질과 간 지질을 개선하는 효능이 확인됐다.

기존의 비만 치료제와 달리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지 않고 표적기관인 지방조직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체중감소 효과와 동시에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KD101은 보건복지부 과제로 선정돼 2017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2억8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고 현재 인제대 백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에서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다. KD101이 개발에 성공한다면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최초 비만치료 신약이 된다.

국내 비만 치료제시장은 1천억 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비만 치료제 1위 제품은 미국 아레나제약이 개발한 ‘벨빅’으로 2018년 매출 85억 원가량을 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KD101은 천연물 기반의 치료제라서 기존의 향정신성 비만 치료제에서 나타나는 두통, 우울 등과 같은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존 통풍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약도 개발하고 있다.

한약 약재로 쓰이는 ‘익지인’을 활용해 통풍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익지인은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소변량을 줄여주는 효능이 있다.

‘한방의 과학화’를 통해 제약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최 부회장은 신약 개발을 외부위탁기관와 협력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부족한 광동제약의 신약 연구개발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선택했다.

KD101도 국내 바이오기업 바이오톡스텍과 공동으로 비임상 장기독성시험의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치매 치료제 ‘KD501’의 개발이 임상2상을 마친 뒤 8년 동안 보류된 상태여서 비만, 통풍 치료제를 향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광동제약이 제약사업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