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채권부문 주관실적을 바탕으로 ‘장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이어갈까?

김 사장은 지난해 SK증권 대주주가 바뀌는 변화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만큼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김신, SK증권 성공적 '홀로서기' 성과로 '장수 CEO’ 이어갈까

▲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8일 SK증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2020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2014년부터 SK증권 사장을 맡으며 한 차례 연임한 뒤 지금까지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SK증권이 SK그룹 계열사로 있을 당시부터 주인이 바뀐 현재까지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SK증권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증권이 사모펀드 운용사 J&W파트너스를 새 주주로 맞은 뒤 처음으로 김 사장이 임기 만료를 맞는데 연임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이유다.

SK증권은 지난해 7월 J&W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SK그룹에 속해 있을 당시 SK그룹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채권영업을 주로 벌여왔는데 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계열사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증권은 올해 상반기까지 순이익 238억 원을 내 지난해 상반기보다 121.8% 늘어나며 오히려 투자금융(IB)부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머티리얼즈, SK네트웍스 등의 회사채 발행을 공동주관하는 실적을 올렸다. 

SK그룹 계열사의 채권 발행을 놓고 인수단이 아닌 주관사 지위를 따내며 실적을 올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르면 증권사는 소속 그룹의 계열사가 발행하는 채권을 주관할 수 없고 인수단에 참여하는 것만 가능하다.

김 사장이 SK그룹 계열사 시절부터 SK증권 사장을 맡으며 그룹 계열사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둔 만큼 그동안 쌓아온 채권 공모 실력을 바탕으로 주관실적을 따낼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의 품에서 벗어난 점이 SK증권으로서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김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쌍용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해 채권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현대증권(현 KB증권) 대표이사 등을 거쳐 SK증권 사장을 맡으며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김 사장이 사회적가치 및 친환경채권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조금씩 내고 있다는 점도 연임에 무게를 실어준다.

SK증권은 올해 신한카드가 1천억 원 규모로 발행하는 사회적채권의 주관사로 선정됐다. 지난해 KDB산업은행의 원화 녹색채권 발행, 남부발전의 녹색채권 발행, IBK기업은행의 지속가능채권 등을 주관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평소 신사업에 큰 관심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드물게 신사업추진팀을 별도로 두고 있다. 증권사의 신사업팀은 보통 전략기획부서에 포함되어 있는 사례가 많다.

다만 이번 사장급 인사는 J&W파트너스가 SK증권의 대주주가 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인사인 만큼 연임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SK증권이 2020년 ‘SK’ 브랜드 사용계약 만료도 앞두고 있는 만큼 J&W파트너스가 SK증권의 경영 변화를 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증권 관계자는 “사장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것은 맞다”면서도 “연임 여부나 자세한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