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전속설계사 감소에 대응해 대면채널 영업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알뜰폰 요금제 출시, 영업지원 통합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전속설계사들의 보험영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독립보험대리점(GA)으로 인력 이탈을 막아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교보생명, 대면채널 영업력 유지 위해 전속설계사 이탈 막기 '부심'

▲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


8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올해 안에 SK텔링크와 함께 ‘인슈어폰’사업을 준비를 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인슈어폰사업은 고객에게 혁신서비스를 선보이고 전속설계사(FP)에게 통신비를 지원해 영업을 도우려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인슈어폰'은 보험과 전화의 합성어로 '보험과 통신의 융합형서비스'를 뜻한다. 교보생명은 인슈어폰사업을 통해 알뜰폰 요금제를 내놓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인슈어폰사업을 디지털 혁신 전략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지만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라기보다는 전속설계사들의 영업비용을 줄이는 데 사실상 초점을 맞춘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생명은 전속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절반 이상의 설계사들이 ‘통신료 지출이 부담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속설계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알뜰폰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설계사들이 전용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면 영업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이라며 “교보생명 보험설계사 1만3천여 명 가운데 90%가량이 요금제를 바꾼다고 가정하면 한해 56억 원 이상의 영업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9월 전속 설계사들의 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새 전산시스템도 도입했다. 

여러 시스템에 분리돼 있던 영업지원 기능을 통합해 보험계약 청약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영업의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영업관리자들이 전속설계사의 영업활동 데이터를 기초로 전속설계사들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전속설계사들의 영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교보생명의 전속설계사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전속설계사를 통한 보험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보험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전속설계사 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보생명은 2019년 8월 기준으로 설계사 채널을 통한 초회보험료는 1267억9200만 원가량이다. 전체 초회보험료 가운데 48% 정도를 차지한다. 

교보생명은 온라인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온라인채널을 통한 보험판매를 직접 하지 않는다. 전속설계사를 중심으로 한 대면채널에서 보험판매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생명보험업계 전반에서 전속설계사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교보생명의 전속설계사 수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9년 8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1만43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536명)보다 13.3% 줄었다. 

교보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사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2018년 8월 2만5367명에서 2019년 8월 2만4333명으로 4.1% 줄었다.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1만8088명에서 1만8095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독립보험대리점은 전속설계사보다 보험계약 시책(인센티브)가 높고 다양한 보험상품을 팔 수 있다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속설계사 이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가 2018년 보험회사에서 독립법인 대리점으로 이직한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직한 설계사 가운데 56%가 다양한 회사의 보험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을 이직요인으로 꼽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