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독립된 판매망부터 구축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 오토모티브뉴스는 14일 ‘새로운 제네시스 수장 앞에 놓인 큰 과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제네시스사업부장을 새로 맡게 된 이용우 부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낮은 인지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그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미국에서의 독립형 판매채널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언론 "제네시스,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현대차와 판매망 분리해야"

▲ 이용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


제네시스가 2015년 말에 현대차에서 독립된 브랜드로 출범한 뒤 여러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리를 잡는데 고전하고 있다고 오토모티브뉴스는 봤다.

제네시스의 스포츠형 세단 G70은 ‘북미 올해의 차’ ‘올해의 모터트렌드 차’ 등에 선정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현재 미국에서 재규어와 BMW의 산하 브랜드 미니, 포르쉐, 테슬라보다 낮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1~10월에 미국에서 모두 1만684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81.5%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G70을 제외하면 G80과 G90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1%, 12.4% 감소했다.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면 현대차와 분리된 판매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분석은 그동안 여러 차례 나왔다.

현대차 역시 이를 위해 2018년 판매망 분리작업을 벌였지만 미국 딜러들과 갈등을 빚은 탓에 독립된 판매망 구축작업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대신 현대차와 분리된 별도의 쇼룸을 제네시스 전용으로 마련하기로 딜러들과 합의했다.

제네시스가 앞으로 출시할 새로운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들이 제네시스의 성공에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오토모티브뉴스는 내다봤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제네시스는 앞으로 캐나다와 러시아, 중동, 호주 등으로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열쇠는 내년 봄이나 여름에 미국에 출시될 중형SUV GV80과 2021년 출시가 예상되는 준중형SUV GV70 등 두 개의 크로스오버 차량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10월29일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부사장의 자진 퇴임에 따라 미주권역 지원담당 업무를 맡던 이용우 부사장을 새로운 제네시스사업부장에 임명했다.

이 부사장은 현대차 아중동사업부장, 해외판매사업부장, 브라질법인장, 북미권역본부장을 거쳐 미주권역지원담당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현대차의 해외영업을 담당했다.

현대차는 “이 부사장의 미국 경험이 제네시스를 이끄는데 특히 유리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 딱 맞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