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특별점검에 들어가면서 점검결과가 수주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건설업계의 시선이 몰린다.

한남3구역 수주에 도전장을 던진 3개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 부당성 논란 등에 따라 하반기 예정됐던 주요 도시정비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 특별점검 결과에 촉각을 더욱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재개발사업 몸 사려, 한남3구역 국토부 특별점검의 후폭풍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4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 등에서 입찰이 무효되거나 스스로 입찰 참가를 미루는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이 하반기 준비하고 있던 주요 도시정비사업들에 잇따라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국토부와 서울시의 한남3구역 특별점검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국토부는 서울시, 한국감정원 등과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4일부터 15일까지 약 2주 동안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입찰과 선정 과정 등에 특별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특별점검은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림산업 GS건설 등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 참여하는 건설사의 경쟁이 과열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합동점검반은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수사기관 고발과 행정처분 등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특별점검이 각 건설사의 입찰무효나 입찰보증금 몰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특별점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 입찰 참여를 미루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은 애초 현대건설과 GS건설의 2파전에 예상됐는데 10월31일 있었던 입찰마감에 현대건설이 응찰하지 않으면서 입찰이 유찰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토부와 서울시의 특별점검 이후 입찰 제안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지켜본 뒤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정부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 위반사항 없는 제안서를 준비해 재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제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 수주전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입찰제안서 제출을 특별점검 결과 발표 이후로 미루게 됐다는 것이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 4만8840㎡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0층 아파트, 10개 동, 790세대 및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3400억 원에 이른다.

한남3구역, 갈현1구역과 비교해 사업규모는 작지만 중간규모에 사업성이 좋은 이른바 ‘알짜 프로젝트’로 꼽히는 데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압구정동을 마주하고 있는 등 입지조건도 갖추고 있어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입찰이 유찰되면서 사업 진행이 더뎌지게 됐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조합은 12월26일 두 번째 입찰마감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이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을 놓고 최근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입찰이 무효가 되는 등 위기를 겪은 데 따른 조치라는 관측도 있다.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 대의원회는 10월26일 현대건설이 과도한 이주비 조건을 내세우는 등 규정에 어긋나는 사업제안을 했다는 이유로 현대건설의 입찰을 무효로 하고 입찰보증금 1천억 원을 몰수하겠다는 의결을 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법원에 갈현1구역 대의원회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놓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남3구역 입찰제안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검토를 거친 만큼 이번 특별점검에서도 문제되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추후 조사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