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가상현실(AR) 단말기 가격을 낮췄다.

KT는 가상현실사업을 5G통신시대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워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단말기 가격을 낮춰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KT, 가상현실 단말기 가격 파격적으로 내려 이용자 늘리기 안간힘

▲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이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의 '슈퍼 VR tv'를 소개하고 있다. < KT >


KT는 4일 출시한 ‘슈퍼VR tv’ 요금제가 가상현실 콘텐츠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KT 관계자는 “가상현실을 이용하는 데 가장 큰 장벽은 가상현실기기의 가격"이라며 "이번에 출시한 요금제를 통해 가상현실기기의 장벽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고려해 KT는 기존에 45만 원에 구매해야 했던 단말기를 3년 약정하면 월 1만1천 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콘텐츠 이용료 월9900원을 추가하면 월 2만 원 남짓한 비용으로 VR전용 콘텐츠와 올레tv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KT의 인터넷이나 IPTV에 신규로 가입하면서 슈퍼VR tv 서비스에 함께 가입하면 기기값도 면제해 준다.

KT가 VR서비스와 관련해 이처럼 파격적 가격 할인에 나선 것은 가상현실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5G통신이 개화하기 전인 2018년 11월부터 가상현실기기 ‘기가라이브TV’를 내놓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4월 이를 개선한 '기가라이브TV 2.0'에 이어 7월에는 4K화질로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슈퍼VR' 단말기를 내놓았지만 기기 보급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이자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장은 10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상현실 기기를 구매해서 꾸준히 활용하는 사람은 국내에 3만 명 정도 된다”며 “30만 명 이상까지만 늘어도 생태계가 스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려면 지금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이용자가 확보되어야 하는 셈이다.

KT가 단말기 가격을 대폭 낮추고 IPTV와 결합판매도 시작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단말기를 이용할 때 나타나는 어지러움증, 장시간 착용에 어려움을 주는 단밀기의 무게, 발열 현상 등의 단점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들어 KT가 단말기 가격 인하에도 이용자를 모으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KT는 장시간 이용해도 어지럽지 않도록 사람의 시야각과 가장 유사한 사용자 환경(UI)과 화질 손실 없이 4K 초고화질 영상을 가상현실로 즐길 수 있도록 유지하는 기술을 슈퍼VR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 가상현실기기에서 고화질 영상을 재생할 때 나타나는 열화현상도 크게 줄여 초고화질(UHD)방송 시청에도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KT가 중국의 피코(PICO)와 협력해 가상현실기기를 개발한 것 역시 단점으로 꼽히던 무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KT 관계자는 "피코의 가상현실기기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가볍기 때문"이라며 "무게가 앞으로 쏠려 있는 다른 가상현실기기와 달리 피코는 앞 뒤 평형이 맞아 장시간 착용해야하는 영상 감상에 최적화된 기기"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