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이 2월 바닥을 찍었으며 내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2019년 들어 9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714억 달러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5.4% 줄었다.
 
산업연구원 “반도체 수출 2월에 바닥 통과, 내년 다시 증가세”

▲ 2014~2019년 한국의 1~9월 반도체 누적 수출 실적. <한국무역협회>


그러나 9월까지 수출액은 2014년 이후 평균치보다 높고 호황이 시작됐던 2017년보다도 많은 수치로 파악된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이 2018년 9월 사상 최고치를 보인 뒤 올해 2월까지 가파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후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7월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10월 1∼20일 반도체 수출액을 7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2019년 수출 대상국별로는 최대시장인 중국으로 수출이 줄어든 반면 베트남 수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출 부진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의 첨단제품 수출이 줄어 반도체 수요도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 수출 증가는 국내 전자회사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잇따라 옮긴 것 때문으로 파악됐다.

산업연구원은 2020년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5G통신의 본격 도입에 따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기술의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늘고 데이터를 처리 및 보관하기 위해 쓰이는 메모리반도체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정상화로 개인용 컴퓨터 수요가 늘고 2020년 올림픽 효과에 따른 전자기기 수요 증가도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이 979억 달러로 집계됐던 2017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변수로 작용한다고 바라봤다.

산업연구원은 “과거에는 반도체 경기의 둔화가 1년 정도 지속됐으나 이번 불황은 단기간에 대폭 하락한 뒤 점차 안정세로 전환하는 새로운 흐름을 보인다”며 “단기적 흐름에 반응하기보다는 수요구조의 변화 및 신산업 수요 대응이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