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카타르 LNG액화플랜트시장에서 제각각 글로벌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원료인 LNG(액화천연가스) 관련 투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동을 포함해 카르텔이 견고한 LNG액화플랜트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카타르 LNG액화플랜트 수주전 치열한 경쟁 예고

▲ (왼쪽부터)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3일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에 따르면 2020년 1월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사업에 각각 글로벌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사업은 카타르 국영석유기업 카타르페트롤리엄이 LNG 생산량을 2025년까지 40% 늘리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일본 JGC를 비롯한 3개 컨소시엄이 EPC(설계·조달·시공) 경쟁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카타르는 세계 액화천연가스 생산량 가운데 30%가량을 생산하는 나라로 원유 대신 천연가스 관련 사업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카타르페트롤리엄이 대규모 LNG운반선 발주를 올해 안에 서두르기로 하면서 카타르의 LNG 증산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사업 참여 여부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향후 중동지역에서 사업기회를 넓히는 데 자산이 될 수 있다.

현대건설은 JGC와 50대50 지분으로 EPC 입찰에 참여한다. JGC는 일본 3대 엔지니어링업체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LNG액화플랜트 카르텔에 속해 있는 회사다.

LNG 관련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은 가스 시추, 액화, 선박을 이용한 운송, 기화 등 크게 4단계로 이어지는데 전체 투자비용 가운데 액화플랜트 건설이 30~4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다만 가스를 냉각해 액화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특정 회사와 몇몇 시공사 사이 과점구조가 형성돼 있어 국내 건설사의 LNG액화플랜트시장 확대가 쉽지만은 않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국가들이 사업을 발주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유사사업에서 수행경험”이라며 “사업규모가 대부분 조 단위를 넘는 데다 대부분 발주처의 주요 기반시설이 되는 공사이기 때문에 더 까다롭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JGC와 손을 잡은 것은 EPC 입찰의 기술력 평가 등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대우건설은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사업에 일본 치요다, 프랑스 테크닙과 함께 참여한다. 치요다, 테크닙 모두 글로벌 카르텔에 속한 회사다. 대우건설은 치요다-테크닙이 주도하는 EPC 공정에서 시공을 맡게 된다. 

대우건설은 9월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7호 트레인 프로젝트에서 국내 최초로 기본설계(FEED)까지 함께 수행하는 원청에 진입할 때도 카르텔 멤버인 치요다, 이탈리아 사이펨과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의 원청 진입은 글로벌 LNG액화플랜트시장에서 국내 건설사의 위상을 한층 높인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MENA)에서 관련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카르텔에 속해 있는 업체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노하우를 익히고 우호적 관계를 쌓는 경험이 향후 중동 등 LNG액화플랜트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데 귀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