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 ‘파생결합상품 대규모 손실'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에서 3분기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발행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몸 사렸다, 파생결합증권 3분기 발행 급감

▲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1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가 3분기 발행한 파생결합증권 발행금액이 8339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9577억 원)보다 14.8% 감소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조1159억 원, 1조1197억 원가량 발행했는데 3분기에 크게 줄어든 것이다.

NH투자증권 역시 비슷하다.

1분기 6455억 원, 2분기 6782억 원가량 발행하다가 3분기 들어 4003억 원으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10월부터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 손실’이 불거지면서 증권사들이 일제히 관련 상품 발행을 줄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발행규모 기준 상위 10곳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규모는 3분기 3조7958억 원으로 직전 분기(5조9886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에서 판매된 파생결합상품(DLF)이 대규모 손실에 따른 분쟁에 휘말리면서 파생결합증권을 놓고 회피 현상을 벌어지고 있다”며 “증권사 역시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런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그동안 파생결합증권 발행규모 순위에서 줄곧 상위권을 차지하던 증권사로 꼽혀온 만큼 ‘파생결합상품 손실’로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파생결합증권 발행시장을 살펴보면 하나금융투자가 3조9356억 원을, NH투자증권이 2조1033억 원을 발행해 각각 1위와 3위에 올랐다.

더욱이 두 회사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를 발행한 세 곳의 증권사의 가운데 IBK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이 10월 발표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상품제안을 받아 국내 시중은행과 해당 증권 발행을 놓고 협의 끝에 발행 여부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판매한 파생결합증권이 불완전판매 문제가 생기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어 주요 판매사인 다른 은행들이 이 증권을 취급하기 꺼려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 파생결합증권 발행규모 감소로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각각 586억 원, 807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하나금융투자는 35%, NH투자증권은 25% 감소했다. 파생결합상품 발행규모가 줄어든 데다 채권금리 상승, 주식시장 악화 등으로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 분기 실적 감소는 전반적으로 금리상황이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조기상환 규모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증권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줄어든 만큼 최근에 문제가 된 파생결합증권 사태와 연관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파생결합상품의 종류가 매우 많은 데다 투자금융(IB)이나 트레이딩, 자산관리(WM) 등의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번 파생결합상품 사태에 따른 실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