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의 2파전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다크호스가 등장할 수도, 유찰된 뒤 분리매각이 시도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임박, '2파전' '유찰' '분리매각' 안갯속

▲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7일 이뤄진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유력한 두 인수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본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막바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변이 없으면 2파전 구도가 본입찰까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매각가격이 최대 2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아무리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라고 해도 실사 없이 본입찰로 직행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스톤브릿지캐피탈이 SK그룹 등 대기업과 손잡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애경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새 인수후보의 등장은 어느 정도는 물 건너간 셈이다.

KCGI는 인수후보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되지만 오히려 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KCGI는 전략적투자자(SI)를 찾지 못하고 재무적투자자(FI)인 뱅커스트릿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어떤 전략적투자자를 구하느냐에 따라 판도를 한 번에 뒤집는 게 가능하다. KCGI는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도 안고 있지만 대기업과 손을 잡으면 자금력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실사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프레젠테이션(PT)에도 직접 참석해 적극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세 인수후보의 완주 역시 장담하기는 어렵다. 최근 항공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항공사들이 일제히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이스타항공은 매각설마저 나왔다.

항공업계에서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돼 업계 판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세 회사를 한꺼번에 사들이기는 인수대금뿐만 아니라 인수 이후의 경영 측면에서 봐도 쉽지 않다.

인수후보들이 모두 본입찰을 포기하거나 본입찰 때 제출한 매각가격 등이 매각주체인 금호산업,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등의 눈에 차지 않으면 유찰될 수 있다.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이 모두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빨리 매각하는 것보다는 어느 주인에게 가느냐가 중요한 만큼 인수후보들이 제출한 가격이나 조건 등을 까다롭게 봐야 할 필요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번에 유찰되면 분리매각 등도 포함해 매각이 원점에서 다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넘겼던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수의계약이 추진될 수도 있다. 산업은행이 개별 기업에 접촉해 가격이나 조건 등을 재조정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직접 찾는 방식이다.

분리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지만 일단 이번 본입찰 결과를 지켜봐야 그 여부를 알 수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0월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이 “덩어리가 크면 매수자가 적을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현재 솟리스트가 완성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 중이어서 (분리매각을 검토하기는) 늦었다”고 말했다.

분리매각이 현실화한다해도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가운데 하나의 항공사에만 인수후보가 몰릴 수도 있는 탓이다. 이렇게 되면 인수후보들 사이에서 ‘찬밥’인 항공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새롭게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은 10월 말 에어부산의 인천진출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매각 당사자로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입장을 상세히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아시아나항공과 별도 회사가 돼도 충분히 독자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