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이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은행들의 실적 악화 가능성에 부심하고 있다.

은행의 성장정체에 대비해 비은행 강화를 외친 지 오래지만 보험, 카드,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를 둘러싼 업황 역시 밝지만은 않다.
 
금융지주 동병상련, 은행 순이자마진 떨어지고 비은행 강화 쉽지 않아

▲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의 3분기 순이자마진이 2분기보다 일제히 하락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의 3분기 순이자마진이 2분기보다 일제히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이 0.03%포인트 하락하며 나름 선방했고 신한은행이 0.05%포인트, 하나은행이 0.07%포인트, 우리은행이 0.09%포인트 낮아졌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이자부문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순이자마진이 하락할수록 은행에서 대출과 관련한 수익성이 떨어진다.

3분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일제히 낮아진 이유는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순이자마진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역대 가장 낮은 1.25%로 내렸는데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김기환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KB금융지주 실적 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은행은 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올해 연간 기준으로 순이자마진이 지난해보다 0.01∼0.04%포인트 하락하고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안심전환대출 등의 영향으로 0.05∼0.09%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업계의 수익성 훼손이 날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며 그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 안심전환대출 출시, 대환대출 활성화 등의 정부정책을 꼽았다.

주요 금융지주에서 든든한 맏이 역할을 하며 실적을 책임졌던 은행을 둘러싼 업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비은행 부문에서도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1~3분기 KB금융지주 순이익에서 은행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같았다. KB금융지주가 장기적으로 은행 60%, 비은행 40%의 비중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보면 속도가 더디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에서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이 높아지긴 했으나 오렌지라이프 인수효과에 따른 것으로 신한카드를 제외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의 순이익은 뒷걸음질했다.

하나금융에서도 하나금융투자 순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하나카드 순이익이 40% 급감했다.

앞으로도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강화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부분 금융지주들이 증권과 카드, 보험을 비은행 강화의 선봉장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들 업종 역시 경쟁 심화와 새 성장동력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보험업계는 보험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이 심화된 데다 저금리 장기화로 투자수익마저 줄어들고 있다. 카드업계 역시 10년 이상 이어진 카드수수료 인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증권사는 상반기에는 호황을 맞았지만 3분기에 주춤했다. 주식시장 부침에 따라 실적이 오르내리며 불확실성이 높다. 올해만 해도 3분기 주식시장 침체로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너도나도 비은행 강화를 외치고 있는데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면 순이익 규모가 갑자기 늘어나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라며 “인수한 회사가 자체적으로 성장을 하면서 비은행 부문도 강화돼야지 단순히 기업 인수로 순이익 덩치를 키우는 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