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가족사업에 특혜를 준 의혹과 이와 관련해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궁지에 몰리고 있다.

30일 한국도로공사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의 가족회사가 도로공사에 LED가로등 부품 납품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사장을 파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Who] 이강래, 도로공사 사업의 가족회사 특혜 의혹 커져 궁지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이 사장이 동생의 회사에 납품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의혹인데 배임 등 형사상 책임도 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야당과 민주노총은 이 사장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에서 정권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또 공직자의 가족이라고 해서 챙겨가는 특혜납품, 특혜지원에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강래 사장이 동생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는데 공직과 관련해 이해충돌의 개념이 없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 사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이양진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위원장은 “이 사장은 도로요금 수납원 직접고용 책임도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도로공사 LED가로등 사업의 가족 특혜 의혹도 아무것도 모른다고만 주장하고 있다”며 “도로공사는 오래전부터 각종 부정부패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도로공사는 이 사장과 이 사장의 동생회사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사장 취임 이후 이 사장 동생회사가 특혜를 누려왔다는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도로공사의 스마트 LED가로등 교체사업에서 이 사장 동생회사인 인스코비가 핵심부품을 납품하고 있었는데 이 사장이 2017년 11월 취임한 뒤 인스코비 실적이 갑자기 증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스코비는 2016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146억 원, 영업손실 43억 원을 내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에는 매출 293억 원, 영업이익 24억 원을 거뒀다.

2019년에는 상반기에만 매출 316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에 이르렀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도로공사는 인스코비와 직접 계약을 맺는 관계가 아니고 인스코비가 도로공사 가로등에 핵심부품을 납품한 것도 2014년부터의 일이다”며 “이 사장이 2017년 11월 취임하기 훨씬 전에 계약관계가 형성됐고 LED가로등 교체사업도 2017년 3월 추진됐기 때문에 이 사장과 인스코비 납품과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LED가로등 교체사업을 에너지절약 전문기업 ESCO와 계약을 맺어 추진하고 있다. ESCO가 모뎀업체를 선정하고 모뎀업체가 PLC칩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스코비는 PLC칩을 납품하는데 도로공사의 가로등에 들어가는 PLC칩의 80%를 인스코비가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코비의 최대주주는 밀레니엄홀딩스로 지분 5.39%를 들고 있다. 이 사장 동생은 밀레니엄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지분 30.8%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