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수소차의 경제성을 확보해 시장의 ‘퍼스트무버’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 해외 혁신기술기업들과 손을 잡는다.

현대차는 30일 스웨덴의 연료전지분리판 코팅기술 전문기업 ‘임팩트코팅스’와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 기술기업 ‘H2프로’, 스위스의 수소 저장·압축 기술기업 ‘GRZ테크놀로지스’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수소차 대중화 위해 해외 혁신기술기업에 전략적 투자 확대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현대차는 이들과 협력으로 연료전지 개발부터 수소 생산과 인프라 구축에 이르기까지 수소차 관련 혁신기술을 상용화해 수소차의 제조원가와 수소 생산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팩트코팅스는 1997년 설립된 기업으로 자동차 주요 소재인 플라스틱과 금속 물질의 정밀 코팅에 특화한 기업이다.

임팩트코팅스는 연료전지분리판 코팅기술인 ‘물리기상증착(PVD) 세라믹 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를 고도화해 양산차에 적용하는 등 상용화에 힘을 싣기로 했다.

물리기상증착 세라믹 코팅은 수소차의 스택을 구성하는 연료전지분리판의 표면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소재로 세라믹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세라믹은 기존 연료전지스택에 사용되는 코팅소재인 귀금속과 비교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세라믹 소재의 코팅 기술을 활용하면 낮은 원재료 가격만큼 연료전지스택의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소차의 판매가격도 낮아진다.

현대차는 또 다른 투자기업인 이스라엘 H2프로를 통해 수소의 생산원가를 낮추는 데도 주력한다.

H2프로가 확보하고 있는 수전해 기술은 비싼 가격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독자촉매를 사용해 분리막 없이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수전해에 필요한 전력량도 기존보다 약 20% 적게 소비되기 때문에 고효율·친환경 수소 생산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H2프로의 수전해 기술을 고도화하면 한 장소에서 수소의 생산과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온사이트(현지공급)형 수소충전소 구축도 가능해진다.
 
현대차, 수소차 대중화 위해 해외 혁신기술기업에 전략적 투자 확대

▲ (위쪽부터) 임팩트코팅스, H2프로, GRZ테크놀로지스 로고.


현대차가 H2프로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현대차는 2018년 11월에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센터 ‘현대크래들텔아비브’를 통해 H2프로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현대차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크게 높인 수소충전소 관련 기술도 개발한다.

스위스 GRZ테크놀로지스는 저압 수소 저장기술과 독자 수소압축·충전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RZ테크놀로지스만이 보유한 독자 금속수소화물 수소 저장탱크는 일반 수소 저장탱크의 저장압력(200~500바)보다 현저히 낮은 10바로도 기존보다 약 5~10배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RZ테크놀로지스는 고밀도의 금속수소화물 탱크를 활용한 수소압축·충전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데 기존 기계식 수소압축·충전기와 비교해 설치와 유지, 보수에 드는 비용이 낮아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GRZ테크놀로지스는 2017년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 교수진이 설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연료전지분리판과 수소 생산·저장·압축 기술을 보유한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수소차 원가를 낮추고 수소 인프라의 경제성과 안전성 강화를 기대한다”며 “수소차에 대한 고객의 접근성을 높여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