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전장(전자장비) 제조기업인 세코닉스와 텔레칩스가 정부의 자율주행차 육성정책에 사업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자율주행차 실증운행을 지원하는 등 자율주행차 육성에 속도를 내며 차량용 전장기업들이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세코닉스 텔레칩스, 자율주행차 육성정책 수혜기업으로 꼽혀

▲ 박원희 세코닉스 회장.


연경수 나이스디앤비 전문위원은 “자율주행차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 전장시장 역시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량 제어시스템인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도와주는 카메라 센서와 시스템에 사용되는 반도체칩 관련 기업들도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세코닉스와 텔레칩스는 각각 자율주행차용 카메라와 시스템반도체에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세코닉스는 광학렌즈사업을 시작으로 모바일 렌즈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고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카메라 렌즈 기술 개발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9년 자동차 렌즈 관련 매출비중이 모바일 렌즈 매출비중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코닉스가 수년 동안 준비해 온 차량 전장사업의 결실이 맺히고 있다”며 “차량용 렌즈와 카메라를 중심으로 2019년에는 전장 매출이 스마트폰 매출비중을 상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세코닉스는 자율주행차 국책과제 참여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자동차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절반 이상의 차량용 카메라 렌즈 공급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등 기술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세코닉스는 2007년 차량용 카메라 개발을 시작으로 차선인식, 차선유지 지원, 전방추돌 경고, 운전자 상태인식 등의 기술을 개발했으며 완성된 기술을 통해 현대모비스 등과 추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세코닉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버스 국책과제에 참여했다”며 “국내나 해외 모두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아직 이뤄지진 않았지만 시장 확대에 발맞춰 카메라 샘플 제작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칩스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기업으로 국내 현대차그룹과 일본, 중국 등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적용되는 시스템반도체칩을 공급하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오디오, 비디오 등 편의장치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자장치인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을 통해 구동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는 점차 확대돼 자율주행의 핵심인 센서와 주행 데이터를 처리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까지 통합하고 있다. 

텔레칩스는 차세대 자동차용 통합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해 응용분야를 넓히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텔레칩스는 차세대 차량용 통합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돌핀 플러스를 양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돌핀플러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고객사를 확대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자율주행차를 미래 전략사업으로 두고 세종시를 규제특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15일 미래차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뤄 자율주행차 미래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성능검증·보험·운전자 의무 등 관련 제도를 도입하고 통신시설, 정밀지도, 교통관제, 도로 등 4대 인프라를 완비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세종시와 함께 자율주행버스 시승행사를 진행하고 11월부터 시범운행을 시작한다. 자율주행버스는 매일 2~3회 가량 9.8km 구간을 실증운행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실증운행을 계기로 상용화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