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 추격하고 애플 막고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3월 인도 뉴델리에서 갤럭시S10 출시행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위상을 지키기 위해 전선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기업을 빼앗긴 점유율을 회복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도전을 방어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인도 스마트폰시장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29일 인도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위탁생산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중저가 스마트폰의 생산물량을 늘리고 있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최근 삼성전자가 딕슨테크놀로지와 휴대폰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이 매체는 삼성전자 경영진이 DBG테크놀로지를 방문해 위탁생산 물량을 확대하기 위한 계약을 맺은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갤럭시A 시리즈, 갤럭시M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의 위탁생산을 늘려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에 맞서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로 2위를 차지했다. 2분기보다 점유율이 5% 하락하며 1위 샤오미(26%)와 격차가 벌어졌다. 반면 3위인 비보의 점유율은 17%로 6%포인트 증가해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다.

비보 뿐 아니라 오포의 서브브랜드인 리얼미는 3분기 점유율이 16%로 무려 9%포인트나 증가했고 오포도 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의 인도시장 성장세가 만만치 않아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도시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에서 중요한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인 인도 노이다 공장을 완공해 인도를 생산거점으로 삼았다.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에서 휴대폰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에 인도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가 2월 온라인 판매 전용모델 갤럭시M 시리즈를 인도에서 출시했는데 인도시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7월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이 인도 출장을 다녀오고 10월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인도를 찾는 등 최고 경영진이 인도시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시장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10월 초 세계 최초의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해외국가 가운데 여섯 번째로 인도에서 출시했다. 미국, 독일 등 앞서 출시된 국가들은 모두 선진국가였는데 신흥시장 가운데 가장 먼저 인도에 선보였다. 

인도에서 갤럭시폴드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등을 인도에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KF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월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72%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인도의 5G통신 전환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인도는 2020년에 5G통신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2020년 5G 스마트폰시장의 3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얼마 전 인도 1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와 함께 5G통신 서비스를 시연하며 인도 5G통신 시장의 개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앞서 고동진 사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인도 출장 역시 5G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거센 도전을 받을 수 있다.

애플은 최근 인도 폭스콘에서 아이폰XR을 내수용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직접생산으로 아이폰의 가격과 유통 경쟁력이 높아져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