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미디어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비드라마부문 콘텐츠를 강화한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흥행 가능성이 불투명한 드라마보다는 예능이나 스포츠처럼 비용은 적게 들면서도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비드라마부문 콘텐츠에 집중해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KT, 시청률 효과 높은 비드라마 자체제작으로 미디어사업 경쟁력 찾아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28일 KT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디스커버리와 합작회사 설립을 계기로 예능 등 비드라마부문의 콘텐츠 제작에 힘을 싣는다.

KT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채널은 미국에서 비드라마부문 시청률 1위”라며 “비드라마부문에서 디스커버리의 역량이 확인된 만큼 다양한 비드라마부문 콘텐츠를 함께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스카이라이프TV가 출자한 30억 원과 디스커버리 아시아가 출자한 70억 원이 더해져 모두 1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당장은 예능과 같이 상대적으로 제작비용이 적게 드는 비드라마부문 콘텐츠를 제작해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협력하는 디스커버리는 비드라마부문에서 여러 장르별 특화 콘텐츠와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장점이 있어 비드라마부문의 콘텐츠 제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디스커버리는 다큐멘터리 중심의 ‘디스커버리 채널’과 동물 전문 채널인 ‘애니멀 플래닛’, 키즈 전문 채널인 ‘디스커버리 패밀리’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유명한 탐험가인 베어 그릴스씨가 등장해 다양한 자연환경을 체험하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이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디스커버리가 만든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디스커버리는 2018년 미국의 방송사인 ‘스크립스 네트웍스’를 인수해 여행과 음식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콘텐츠를 강화하기도 했다.

KT의 그룹사인 스카이라이프TV가 올해 자체 예능콘텐츠를 통해 의미있는 성과를 낸 것이 KT가 비드라마부문 콘텐츠의 자체제작 전략을 추진하는 데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라이프TV는 올해 상반기에 ‘신션한 남편’과 ‘우리집에 왜 왔니’, ‘#집밥친구 밥친구’ 등의 예능콘텐츠를 자체 제작했다.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신션한 남편’과 ‘우리집에 왜 왔니’ 등의 예능은 각각 0.3%와 1.2%의 시청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체제작 콘텐츠 시청률 상승에 영향을 받아 스카이라이프TV의 2019년 상반기 광고 매출은 2018년 상반기보다 27.6% 증가하기도 했다. 

스카이라이프TV는 하반기에도 방송인 강호동씨와 이수근씨, 하하씨 등 예능에서 인기가 많은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위플레이’와 송은이씨와 김숙씨가 출연하는 ‘송은이 김숙의 영화보장’ 등의 신규 예능콘텐츠를 제작하며 자체제작 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스카이라이프TV 관계자는 "시청률 상승에는 인기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들고와 재방송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스카이라이프TV의 자체제작 콘텐츠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스카이 드라마’ 채널과 ‘스카이ENT’ 채널의 시청률이 지난해보다 70% 이상 높아졌고 광고 매출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미디어사업에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KT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인 ‘올레tv모바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자체제작 콘텐츠가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28일 서울시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디스커버리와 ‘콘텐츠사업 협력 및 합작투자회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TV를 넘어 KT그룹 차원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확대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라며 "KT는 지속적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