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데 과기정통부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27일 과기정통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 장관은 소재부품장비를 만드는 중소기업을 직접 찾아가 의견을 들으며 소재부품장비 자립화를 위한 연구개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최기영,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화 지원에 과기정통부 역량 집중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과기정통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관한 원천 연구개발 투자규모를 올해 1600억 원에서 내년 3천억 원 규모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소재부품장비 기술특별위원회의 위원 구성을 최근 마치고 11월4일 첫 회의를 연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특히 최 장관은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중소기업과 이를 공급받는 대기업 사이 상생협력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시험대)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테스트베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도 세웠다.

과기정통부는 전임자인 유영민 전 장관체제에서 5G(5세대)이동통신 분야에 주력했다면 최 장관체제에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쪽에 더 무게를 싣는 셈이다.

이런 과기정통부의 정책방향 전환은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소재부품장비의 기술 자립화 대책에 중점을 두는 것은 이해하지만 5G이동통신 서비스가 뒷전에 밀리고 있다”며 5G이동통신에도 힘써줄 것을 최 장관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소재부품장비산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국내 핵심산업을 뒷받침하는 특성 때문에 원래부터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업종으로 꼽혔다. 그런데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로 전략적으로 더 중요해지며 과기정통부 정책에서도 최우선순위에 놓이게 됐다.

애초 반도체 석학 출신인 최 장관이 과기정통부 장관에 낙점된 것도 소재부품장비의 기술 자립화대책을 더욱 힘있게 추진하려는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 장관은 오랜 연구경력이 있어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화를 위한 연구개발정책을 추진할 적임자로 인정받은 것이다.

최 장관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도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화 가능성이 높다”며 “연구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돼 생산과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장관은 기술 자립화를 꾀하며 기업 방문 등 연구개발현장 행보를 늘려가고 있다.

최 장관은 최근 반도체 소재부품기업 ‘메카로’를 방문해 “중소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 장비가 갖춰지고 테스트베드를 거친 중소기업의 소재부품장비가 대기업의 구매로 원활히 이어지도록 대기업과 협력채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장관은 9월18일 취임 후 첫 기업 방문 행보로 시스템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 기업)를 찾은 데 이어 이틀 뒤인 9월20일에도 한국화학연구원을 방문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방안 마련과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화를 거듭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 장관이 현장소통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자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