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2파전이 유지될까? 

본입찰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항공업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탓에 중도하차하는 인수후보가 나올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숨은 부실 의구심, HDC현대산업개발 애경 완주할까

▲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의 2파전이 유지될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싸고 악재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기존 인수후보의 완주 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우선 본입찰 조건이 예상보다 한층 까다로워진 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에 최소 8천억 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예상보다 부담스러운 금액이기 때문이다.

특히 매각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0%가량의 시장가치가 23일 기준으로 3500억 원에 그친다는 점을 볼 때 인수자 쪽에서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이나 앞으로 정상화를 위해 투입돼야 하는 자금 등을 고려하면 인수한 뒤에도 새 주인의 자금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사정도 좋지 않다.

알짜 노선이던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당분간 운항할 수 없게 된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고위경영진의 배임 혐의도 불거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박삼구 전 회장 등 전현직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했다.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기소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은 검찰에 고발되거나 과징금을 내야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노선이나 기내식 문제 모두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긴 하지만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숨은 부실이 더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랜 기간 박 전 회장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놓여 있던 만큼 어떤 부실이 숨어있을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사기업의 대주주를 몰아낸다는 눈초리를 받을 수 있는데도 아시아나항공과 박 전 회장을 떼어놓으려 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숨은 부실을 모두 잡아낼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3월 불거진 아시아나항공 회계감사 ‘한정의견’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 아시아나항공을 향한 시장의 신뢰가 높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 역시 흥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수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인수부담이 덜한 이스타항공 쪽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일괄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아래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 에어부산뿐만 아니라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 등의 자회사를 한꺼번에 인수해야 한다.

항공업황도 깜깜하다.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적자를 내는 등 올해 국내 항공사들이 일제히 최악의 성적을 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동걸 회장이 최근 국정감사에 출석해 항공업황 악화는 “단기적 문제”라고 말했지만 불황의 이유로 구조적 문제가 지목되는 만큼 업황이 언제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항공업계는 항공사 적자의 배경으로 일본여행 보이콧 등 일시적 문제와 함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꼽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저비용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순손실 2천억 원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순손실 2천억 원이 넘어 적자가 쌓이고 있다. 

현재로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두 컨소시엄이 모두 완주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제주항공은 2014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9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냈으나 2분기 들어 5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중소벤처기업부가 가맹사업법과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하기로 하면서 검찰수사를 받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