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황창규 회장 후임으로 내부에서 회장을 내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KT가 다음 회장 선발을 위해 외부공모에 들어가면서 KT 내부의 회장후보의 면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T 다음 회장 내부에서 나올까, 사내에서 이동면 구현모 오성목 물망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22일 KT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KT 내부 출신 회장후보와 관련해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사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현재 사내 후보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이동면 사장으로 알려졌다.

KT의 한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도 있지만 이 사장이 가장 유력한 인물로 사내에서 거명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기술전략실장으로 KT에 입사해 KT인프라연구소장을 거쳐 KT융합기술원장을 맡아 2015년에는 부사장, 2017년에는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하지만 이 사장을 놓고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물이라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이 사장을 두고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구소에서 오래 있었던 사람으로 황 회장의 뜻을 가장 잘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2014년 5월20일 취임한 뒤 첫 번째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이동면 융합기술원 전무를 이례적으로 소개하며 “이 전무는 겨울에 동면해 24시간 깨어있을 것”이라며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구현모 사장과 오성목 사장도 후보군에 든 것으로 알려진다.

구 사장은 1987년부터 KT에서 일한 대표적 전략통으로서 2018년부터 KT의 사업 대부분을 담당하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을 맡고 있다. KT가 꾸준히 1등을 하고 있는 인터넷TV(IPTV) 등 KT에서 매출과 조직 규모가 가장 큰 부분을 이끌고 있다. 

당시 조직개편을 통해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의 덩치를 키운 뒤 구 사장을 보낸 만큼 황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오 사장은 네트워크 전문가로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가 세계 최초로 5G통신 시범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하는 데 활약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황 회장과 함께 5G통신망을 점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각종 행사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구 사장과 오 사장은 각각 국회의원 정치자금 후원금 문제와 KT 아현지사 화재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회장후보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부사장급에서는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 부사장과 신수정 KT IT기획실장 부사장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KT 내부의 분위기다.

KT가 내부 후보를 다음 회장으로 세우는 데 정치권 등 외풍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도 주목된다.

KT의 지배구조위원회는 유일한 사내이사인 김인회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을 포함해 5명의 사내외 이사로 구성되는데 김대유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이강철 사외이사는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거친 인물이다. 나머지 2명의 사외이사는 변호사인 김종구 이사회 의장과 장석권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다.

황 회장이 다음 회장은 KT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지배구조위원회가 황 회장의 영향력 속에서 구성됐다는 점에서 황 회장의 뜻이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KT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회장후보 선출 과정에서 과거와 달리 청와대의 개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정치권에서 자천 타천으로 여러 압력이 들어갈 수도 있는데 지배구조위원회가 이를 얼마나 막아내는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2018년 3월 KT의 정관을 개정해 CEO 자격 요건을 ‘경영경험’에서 ‘기업경영경험’으로 변경한 만큼 외부 인사라 하더라도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 출신의 인사가 아닌 KT의 전현직 임원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KT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회장후보자군 공개모집과 헤드헌팅회사 추천절차를 23일부터 11월5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