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내년에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역전쟁 후폭풍, 제조업 부진 등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2020년 미국경제 전망과 5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2.0% 전후로 예상됐다. 2% 중반대로 예상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내년 미국경제 둔화속도 예상보다 빠를 수도"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경제가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투자와 수출 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후퇴(Recession)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내년 미국경제에서 주목할 이슈로는 무역전쟁의 역풍 직면, 통화 정책 및 재정 정책의 한계, 제조업 경기 부진의 확산, 달러화 약세, 선거와 정책 불확실성 등 5가지가 꼽혔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무역협상을 벌여 부분합의를 이뤄냈지만 기존에 부과된 관세조치는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상이 완전 타결될 가능성도 불투명해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경제의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미국 정부가 올해 12월까지 계획한 관세조치로 321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되는데 추가 관세조치가 이뤄지면 한해 최대 1211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무역전쟁 후폭풍을 막아낼 통화·재정정책은 이미 한계에 이른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금리가 1.75~2.00%로 상당히 낮아져 인하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미국 재정수지 적자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어 재정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업 경기부진이 서비스업과 고용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면 경제 둔화폭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봤다. 

이 밖에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미국 달러화가 미국 금리 인하 및 경제둔화 가능성 등으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점과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거질 정치적 리스크 등이 내년 미국경제를 좌우할 요인들로 꼽혔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산업분석팀장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지만 경제 불확실성 요인들이 곳곳에 있어 급격한 경기하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경제기반을 강화하면서 기회요인은 확대하고 위험요인은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