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업 웹젠과 드래곤플라이가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현지시장에서 사업을 넓힐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과 인도네시아 사이 경제협력 강화로 국내 게임기업들이 2억7천만 명 인구의 인도네시아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웹젠 드래곤플라이, 남방정책 타고 인도네시아 거대시장 공략 기회잡아

▲ 김태영 웹젠 대표이사.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자유무역협정과 같은 효과를 지니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16일 실질적으로 타결함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온라인게임 분야를 신규 개방하고 외국인 투자 지분제한 등을 개선하게 돼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게임기업의 영업환경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시장 개척을 준비하는 웹젠과 드래곤플라이는 우호적 사업환경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웹젠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뮤’ 온라인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뮤는 웹젠의 간판 온라인게임으로 웹젠 설립 초기에 내놓은 뒤 흥행을 지속한 효자상품이다. 지금도 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들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권역에서 뮤 온라인서비스에 관한 긍정적 초기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태영 웹젠 대표는 “동남아시아 진출과 글로벌 직접 서비스 시행 등 게임사업 다각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어 웹젠의 해외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며 “회사의 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지속해서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솔아 NICE평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웹젠은 해외 자체플랫폼과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서비스지역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며 “지식재산권 활용 제휴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드래곤플라이는 가상현실(VR)게임을 위주로 인도네시아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9 K-콘텐츠 엑스포’를 계기로 현지 협력사와 협약을 맺어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박인찬 드래곤플라이 대표이사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큰 잠재력을 지닌 동남아시아시장에서 드래곤플래이가 보유한 게임 포트폴리오를 유기적으로 유통해 2019년 이후 수익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한국기업데이터 선임전문위원은 “드래곤플라이는 해외출시용 게임을 개발해 동남아시아와 유럽, 일본 등에서 해외기업들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며 추가 신규게임 진출에도 유리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게임산업은 다른 콘텐츠산업과 비교해 언어나 문화적 장벽이 낮아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표적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각국 규제당국의 법과 제도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인도네시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통해 현지시장 개방과 각종 규제 개선에 물꼬를 튼 것은 국내 게임기업들이 인도네시아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게임 분야에 관한 인도네시아 내 법규정이 미비한 상황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통해 시장개방이 이뤄지면 게임기업들의 규제 불확실성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 게임기업들의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하는 활동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은 3일부터 6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019 인도네시아 K-콘텐츠 엑스포’를 열어 국내 게임기업과 현지 협력기업을 연결하고 게임 등 한류 콘텐츠의 홍보활동도 진행했다.

인도네시아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게임기업들에게 더 매력적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류 호감도가 높을 뿐 아니라 2억7천만이 명 넘는 인구(세계 4위)가 거대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컨설팅기업 PwC는 2017년 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가 2050년 국내총생산을 기준으로 세계 4위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