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조 파업, 안동일 임금인상 요구 수용할 여지 좁아 ‘막막’

차화영 기자
2019-10-16 17: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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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노조를 달랠 방안을 찾을 수 있을까. 

현대제철은 최저임금법을 충족할 수 있는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노조의 양보를 얻어야 하지만 회사 실적이 나빠지는 만큼 임금 인상 요구를 들어주기가 쉽지 않다.
 
현대제철 노조 파업, 안동일 임금인상 요구 수용할 여지 좁아 ‘막막’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더욱이 일시금을 늘려 임금체제 개편안을 양보받는 ‘현대차 타결방식’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 노조는 16일 오전 7시부터 18일 오전 7시까지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48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갔다.

고로 가동을 담당하는 협정근로자를 제외한 인천, 당진, 포항, 순천, 충남 5곳 지회 조합원 8천여 명 가운데 5천 명가량이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로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인데 쇳물이 굳지 않도록 생산설비가 항상 가동돼야 해 협정노동자가 이 부분을 맡고 있다.

회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기업의 정상적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작업을 감당하기 위해 쟁의 행위에 참가하지 않는 협정근로자를 둘 수 있다. 

회사는 파업기간에 맞춰 인천, 포항, 순천공장 3곳에서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파업이 끝나도 노조가 다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어 안 사장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파업으로 입을 손실이 1천억 원정도로 추산되는 데다 임단협에서 노조를 설득할 만한 방안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교섭에 직접 참가하기도 하고 임직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며 협력을 요청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안 사장은 포스코에만 35년 가까이 몸담았다가 현대제철을 맡은 지 7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노조와 충분한 신뢰관계를 아직 다지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5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노사가 함께 험난한 불황의 파고를 넘어야 할 시기”라며 협력을 당부했지만 노조는 희생을 요구하는 회사의 일방적 요구라고 일축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사장이 내밀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현대차 협상 타결방식’인데 이 또한 통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에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 등의 명목으로 일시금을 지급하고 임금체계 개편에서 양보를 얻어냈다.

전통적으로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을 타결하면 기아차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잇달아 교섭을 타결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기아차 노조가 이 ‘전통’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현대제철 노조 역시 통상임금 소송 등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보고 현대차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현대제철은 노조가 2013년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진 뒤 항소심을 벌이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지게 되면 재무적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놓고도 노조와 합의를 진행해야 한다.

노조로서는 아쉬울 게 없어 안 사장이 '현대차 타결방식'을 내밀어도 받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임금체계 개편을 양보한 건 통상임금 소송에서 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라며 “현대제철을 대상으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임금 인상 요구를 물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는 어느 때보다 거세다.

노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5곳 지회가 각각 회사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벌였는데 올해 처음으로 임금 인상을 밀어붙이기 위해 5곳 지회가 함께 교섭에 참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지회별로 회사와 교섭을 벌였지만 임금 인상을 향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5곳 지회가 함께 교섭을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두고 15차례 교섭을 벌였음에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최저임금법 시행으로 높아진 임금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조에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인상 여부를 논의한 뒤에야 임금체계 개편을 논의할 수 있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은 노조와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노조와 적극적으로 협상해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두 달마다 한 번씩 지급하던 상여금을 반으로 쪼개 매달 주는 대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상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는 달에 기본급만 지급받아 최저임금법을 충족하지 못하는 노동자가 생겨난다. 

현대제철은 현재 해마다 조합원들에게 지급하는 상여금 800%(기본급 대비) 가운데 명절 상여와 여름휴가비 명목으로 지급되는 150%를 제외한 650%를 두 달에 한 번씩 나눠 지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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