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신규 항공기 확보와 새 노선 취항과 관련한 국토교통부 제재의 해제 결정 논의가 길어지며 당분간 실적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항공기 도입 제재에 따라 유휴인원이 늘어난 데다 노선 다양화를 하지 못해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경쟁력에서 뒤쳐지고 있다.
 
적자 몰리는 진에어, 국토부의 제재 해제 바라며 기약없이 기다려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15일 국토교통부와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부가 내린 진에어의 신규 항공기와 노선 배분 등을 제재하는 조치의 해제 여부를 두고 한 달 넘게 결론을 내놓고 있지 않아 진에어의 경영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진에어가 최종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 보고서를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진에어와 유기적으로 추가 자료 제출 과정 등을 거치고 외부 위원들의 평가도 거칠 예정이지만 (제재 해제) 일정을 정해 두진 않았다"고 말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제재해제 여부는 국토부에 결정에 따라 진행되는 사안인 만큼 (제재 해제) 공문 회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18년 8월 조현민 전 부사장이 외국인 신분으로 등기임원에 재직한 점 등을 사유로 진에어에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취항을 금지하는 처분을 내리면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충분히 이행하면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에 진에어는 수 차례에 걸쳐 중간 단계의 보고서를 국토부에 냈고 9월9일 경영문화 개선 보고서도 최종 제출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제재 해제 시점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 여전히 처해 있는 셈이다.
 
진에어는 국토부의 제재 이후로 실적이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 실적 흐름도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름휴가와 추석연휴 등으로 항공업계 성수기로 여겨지는 3분기에도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3분기에 진에어는 매출 2165억 원, 영업적자 136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줄어들고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저비용항공업계가 대부분 일본불매 운동에 따른 일본 여행객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진에어를 제외한 다른 저가항공사들은 일본을 대체할 노선을 찾아 실적 회복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진에어는 제재로 2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과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 등에서 배제돼 노선 다변화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진에어의 가장 큰 상승동력(모멘텀)은 정부의 규제 해소에 있다”며 “진에어는 지난해 이후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반기 중국 노선 배분에서도 배제되는 등 신규 취항도 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짚었다.

진에어는 국토부의 제재로 사업 성장이 둔화하며 항공기 보유대수에서 저비용항공사 1위와 격차가 벌어지며 2위 자리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규 항공기를 투입하는 등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에 비해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저비용항공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1년 전 36대에서 올해 3분기 현재 46대로 보유 항공기를 늘리며 26대인 진에어와 격차를 벌리는 가운데 에어부산이 26대까지 늘려 진에어를 따라잡았다. 진에어의 단거리 국제노선 점유율도 9월 5.3%로 1월보다 2.6%포인트 하락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2018년 3분기부터 시작된 국토교통부의 신규노선 및 기재 도입 제한으로 항공기재가 1년 전 27대에서 올해 3분기 26대로 줄었다”며 “올해 4분기까지도 실적 부진은 불가피해 지난해 영업이익 630억 원에서 2019년 연간기준으로 영업적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경영문화 개선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 2018년 내려진 제재해제를 위한 자구 노력이 마무리되었음을 공식화했지만 국토부의 판단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며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당장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