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대기업이 ‘깜짝’ 등판할까?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이 이르면 10월 말 이뤄진다. 아직까지 대기업 가운데 인수 의사를 드러낸 곳은 없는데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매각주체인 금호산업,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등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대기업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웅진코웨이에 넷마블 등장, 아시아나항공도 대기업 인수 '희망의 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다가오면서 대기업이 인수후보로 등장할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항공업계에서 새 인수후보의 등장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아도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데다 KCGI 및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은 전략적투자자(SI)의 윤곽도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몸값을 낮추고 경쟁사에게 전략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몸을 숨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이 진행될 때 막판까지 인수전 참가를 숨기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다.

최근 넷마블의 사례도 있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예비입찰에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본입찰에 깜짝 등장하면서 웅진코웨이를 품에 안았다. 렌털사업을 하고 있는 SK네트웍스는 빠지고 대신 렌털사업과 무관한 게임회사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도 항공업과 무관하며 업계가 예상하지 못한 후보의 등장을 향한 기대감이 살아있다.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은 곳 가운데 인수전 참여를 놓고 진지하게 저울질하고 있는 기업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동걸 회장은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항공업 전체에 적자가 심해서 환경이 나빠진 건 사실”이라고 대답했다. 사실상 매각을 처음 추진했을 때보다는 대기업의 인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 회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이라면 적극적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인수전 참여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기업을 겨냥해 참여를 독려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9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얼굴을 보고 결혼해야 하는 만큼 맞선할 때는 나타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는 여전히 SK그룹을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최근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이 꼽히기도 한다.

SK그룹이 꾸준히 부인하고 있음에도 인수후보로 끊임없이 거명되고 있다.

이유는 여럿이다. SK그룹이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확대해왔다는 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공식화하기 전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는 점, 제주항공 대표 출신인 최규남 부사장이 SK그룹에 몸담고 있다는 점 등이다.

이 밖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정유사업을 하고 있어 사업적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는 점 역시 이유로 지목된다.

인수전에 깜짝 등장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SK그룹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이끄는 김지훈 대표는 과거 IMM창업투자 등에 몸담던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SK그룹과 인연을 이어왔다. 특히 김 대표와 SK그룹의 개인적 인연이 알려지면서 스톤브릿지캐피탈 뒤에 SK그룹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꾸준히 나왔다.

새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어느 누구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시아나항공 내부는 물론이고 매각을 밀어붙인 산업은행의 눈에도 그리 만족스러운 후보는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은 물론이고 떠나보내는 금호산업에서도 ‘이왕이면 좋은 회사로 가서 잘 크면 좋지 않겠냐’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며 “이동걸 회장 역시 매각을 추진할 때는 SK그룹이나 한화그룹 등 대기업 인수를 원하고 추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