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시장에 대응해 '펫보험'상품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반려견 보험상품에 이어 최근 새로 출시한 고양이전용 펫보험 ‘애니펫’은 반려묘의 입·통원 의료비 및 수술비, 사망위로금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려동물시장 쑥쑥 커져, 삼성화재 펫보험상품 정비 서둘러

▲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이는 단순하게 펫보험상품의 숫자를 늘리는 데 머물지 않고 서비스 품질을 일반보험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펫보험은 메리츠화재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는데 삼성화재는 다양한 서비스로 펫보험 상품의 품질을 높여 커지는 펫보험시장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올해 안에 반려견을 '비문'으로 인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비문은 반려견의 코 문양으로 사람의 지문에 해당해 반려견의 개체를 식별할 수 있다. 올해 초 펫테크 기업 핏펫과 제휴를 맺어 비문 인증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팻보험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미등록견을 진료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손쉬운 비문 인식을 통해 펫보험 가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다이렉트 사이트에 '반려동물 보험금 청구' 메뉴도 열었다. 

일반보험 청구와 같은 과정을 거쳐 반려동물 보험금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로 온라인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병원진료비 내역서를 전송하면 간편하게 처리된다. 

반려동물보험시장 규모는 아직 작은 편이지만 펫보험과 관련한 인프라가 조만간 마련되면 펫보험시장이 더욱 커질 여지가 있다고 바라보고 사전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신용정보원은 반려견주의 주민번호를 활용해 펫보험 중복가입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국회에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스템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개발원도 5개 손해보험회사와 협력해 동물보험 진료비 자동청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반려동물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과 비교해 펫보험시장이 커지지 않는 것은 통계, 반려동물 식별시스템 등이 아직 미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올해 5월 발간한 ‘반려동물보험 현황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펫보험 계약건수는 263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등록 동물 수 117만 마리의 0.22%에 불과한 수치다. 보험료 기준으로는 2017년 국내 펫보험 시장은 9억8천만 원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서는 국내 펫보험의 문제점으로 동물병원의 표준 진료체계가 없다는 것과 보험금을 쉽게 받을 수 없는 제도를 꼽았다. 동물병원별로 진료항목과 가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과잉진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진료받은 동물이 보험에 가입된 동물(피보험 대상)인지 파악하기 어렵고 주인이 동물 나이를 속여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꼽혔는데 인프라와 제도가 정착하면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여지가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반려동물시장과 함께 관련한 의료비용 규모도 커지고 있어 펫보험시장의 잠재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동물병원 카드 결제금액은 2011년 3934억 원에서 2016년 7864억 원으로 집계됐다. 5년 사이 2배나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2014년 1조5684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매년 평균 14.5%씩 늘어 2017년 2조3322억 원 규모까지 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