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이사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투자에 확실히 화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가 콘텐츠사업을 확장하는 데 중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성장으로 김범수의 투자에 확실히 화답

▲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이사(앞)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13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M 등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지식재산사업을 본격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과 웹소설 등을 제공하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기업이다. 카카오의 신사업 계열사 가운데 성장속도가 가장 빠르다.

2019년 연간 결제액은 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20~30%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장은 이 대표가 2010년 카카오페이지의 전신인 포도트리를 창업할 때 지분율 50%를 투자했다. 이 대표와 김 의장은 과거 NHN에서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카카오는 2015년 포도트리를 인수했으며 포도트리는 2018년 카카오페이지로 이름을 바꿨다. 김 의장은 포도트리가 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방향성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제작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 바꿀 때도 이 대표를 끝까지 믿어줬다.

카카오페이지는 투자에 보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6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영업이익이 2017년 560%, 2018년 280% 뛰었다.

카카오페이지는 2020년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시장은 카카오페이지가 기업가치로 1조 원 후반대부터 최고 4조 원까지 인정받을 것으로 바라본다.

김 의장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들어서만 유상증자를 10차례 넘게 실시했는데 카카오도 600억 원 넘게 투자했다.

이 대표는 이 자금으로 콘텐츠와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제공기업(CP)들로부터 웹툰과 웹소설 등을 제공받는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데 투자하고 지식재산을 확보하려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지는 8월 웹소설 제작사 알에스미디어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를 편입했다. 각각 41억 원과 35억 원을 들였다. 카카오페이지가 콘텐츠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이 대표가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이유는 웹툰과 웹소설을 제공하는 사업을 넓히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가 최근 힘을 쏟고 있는 영상콘텐츠사업에서 뿌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지가 웹툰과 웹소설 등으로 지식재산을 확보하면 카카오M 등 계열사들이 지식재산으로 2차창작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직은 외부 제작사들에 지식재산을 주로 제공하고 있다.

tvN 드라마 ‘김 비서가 왜 그럴까’와 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등은 카카오페이지에 올라 있는 웹툰에 기반을 두고 제작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하면 다시 웹툰 독자가 늘어나는 선순환구조가 생겨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 웹툰인 ‘어쩌다 발견한 7월’과 ‘이태원 클라쓰’, ‘해치지 않아’ 등도 영상화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카카오페이지는 2020년부터 KBS와 협업해 드라마를 1년에 1편씩 모두 3편 제작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10일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모바일게임 ‘달빛조각사’는 카카오페이지가 온라인으로 유통한 소설 ‘달빛조각사’ 지식재산을 사용해 만들었다. 다만 이 사례는 작가가 판권을 소유한다.

카카오는 여기에 더해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려 카카오톡에 실시간방송서비스를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