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에서 하나금융투자에 이어 하나카드까지 파생결합증권 사태에 휘말릴 가능성에 직면했다. 

그동안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등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이번 사태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KEB하나은행 '파생상품' 사태,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로 불똥

▲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연합뉴스>


9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그룹의 가장 큰 비은행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 경영진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가 최근 문제가 된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하면서 KEB하나은행과 긴밀하게 협업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도 21일 금융 분야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파생결합증권 사태와 관련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 사장은 하나카드의 마일리지 소송과 관련해 증인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파생결합증권 사태와 관련한 질문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마일리지 소송은 이미 대법원의 판결을 받은 사건인 데다 장 사장이 지난해까지 하나은행의 개인영업그룹장으로 재직한 만큼 사실상 이번 파생결합증권 사태와 관련한 실무자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까지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휘말리게 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동안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사이의 협력을 강조하는 ‘원 IB(투자은행)’, ‘원 WM(자산관리)’ 등을 강조해왔는데 이번 파생결합증권 사태로 ‘역풍’을 맞게 된 셈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자산관리 및 투자금융 부문에서 하나은행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여러 실무진이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의 직책을 겸직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협력을 꾀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의 박지환 IB그룹장 전무가 하나은행의 기업영업그룹장을, 박의수 자본시장본부장이 하나은행의 기업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춘식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 부행장도 하나금융투자의 WM그룹장을 겸직하고 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파생결합증권 상품 관련 중간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모든 과정이 이루어졌다”며 “은행은 증권사와 수익률, 만기 등 상품구조를 협의했을 뿐 아니라 먼저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들어 파생결합증권을 가장 많이 발행한 증권사로 꼽히며 최근 논란이 된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한 증권사 세 곳 가운데 하나다. 또 세 곳 증권사 중 유일하게 판매사 가운데 하나인 하나은행과 계열사 관계를 맺고 있다. 

하나카드로서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이미 대법원의 판결을 받은 마일리지 소송은 장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명목상 이유일 뿐 실제로는 파생결합증권 사태가 장 사장이 증인으로 선정된 배경으로 꼽힌다는 말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금융 분야 종합국정감사는 21일로 예정돼있다. 국회법상 7일 이전인 14일까지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할 증인을 채택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