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에 신한금융그룹이 도전할 가능성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신한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생활금융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두고 생활서비스 플랫폼업체와 협력해 진출하는 계획을 저울질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생활금융 강화 위해 인터넷은행 재도전 '저울질'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신청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는 10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접수하고 올해 안에 예비인가를 결정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은 새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바일금융서비스 ‘토스’ 개발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SC제일은행과 손잡고 진출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이나 IBK기업은행도 각자 컨소시엄을 꾸려 인가를 신청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도 최근 진출 가능성을 놓고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상반기에 비바리퍼블리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가 신청계획을 공식화했지만 의견 차이로 협력이 무산되자 자체 디지털 플랫폼 강화에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신한은행 ‘쏠’과 신한카드 ‘페이판’ 등 계열사 모바일앱의 편의기능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안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당초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추진할 때 목표로 둔 생활금융서비스 강화는 전문성과 사업경험 등을 고려할 때 자체 디지털 플랫폼으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

생활금융은 배달서비스, 부동산, 쇼핑, 숙박, 차량호출 등 사용자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카드나 대출 등 금융상품과 연계해 고객을 공유하고 시너지를 추진하는 것이다.

신한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가능성을 다시 염두에 두는 것은 이런 생활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한 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맺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경쟁력 있는 생활서비스업체나 생활플랫폼을 보유한 IT기업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다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도전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와 배달업체 바로고, 11번가, 롯데멤버스 등 업체가 과거 키움증권의 컨소시엄에 주주사로 참여하며 생활서비스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시너지를 꾀한 적이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생활금융 분야 강화 차원에서 검토중이지만 인가 신청계획과 관련한 내용은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정부는 새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흥행을 위해 신한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회사의 진입을 반길 공산이 크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 네이버 등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고려하던 대형은행과 IT기업은 인가 신청 계획을 철회하고 다른 신규 금융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일 여신금융협회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에 시장 반응이 냉랭하지 않지만 과열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2곳 이하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에도 인가가 무산되거나 1개 업체만 인가되는 데 그친다면 내년에 다시 신규 인가를 추진할 수도 있다.

신한금융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만큼 여러 업체와 협력을 논의할 충분한 시간을 벌 수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실적 부진 등을 고려할 때 신한금융이 확실하게 시너지를 낼 협력사를 찾지 못한다면 진출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