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KCGI 대표가 한진칼에 이어 대림코퍼레이션 2대주주에 오르면서 ‘토종 행동주의 펀드’로서 정체성을 더욱 굳히고 있다. 

강 대표가 대림그룹을 상대로 주주행동을 어떻게 펼칠지 시선이 몰린다.
 
[오늘Who] 강성부, 한진그룹 이어 대림그룹으로 KCGI 전선 넓혀

▲ 강성부 KCGI 대표.


27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가 한진칼의 2대주주에 올라 한진그룹에게 적극적 공세를 펼친 것과 같이 대림그룹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KCGI는 지난해 11월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한 뒤 꾸준히 지분을 늘려 현재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해 한진칼 2대주주에 올라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다. 오너인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62.3%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대림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 지분 21.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의사결정이 대림그룹 계열회사들의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강 대표는 대림그룹이 한진그룹과 함께 지배구조에 따른 문제점, 오너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 주목해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2016년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5월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림그룹은 조만간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행동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심심치 않게 나돌기도 했다. 

강 대표는 대림산업의 주주 친화정책 강화, 책임경영체제 확립방안 등을 놓고 먼저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은 국민연금공단이 2018년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함에 따라 배당성향을 2017년 7.9%에서 2018년 10.2%까지 크게 높였지만 여전히 배당성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대림그룹도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한진그룹에게 요청했던 것과 같이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책임경영체제 확립방안도 요구할 수 있다. 

강 대표는 대림그룹으로까지 주주행동 영역을 넓혀 KCGI의 ‘토종 행동주의펀드’로서 정체성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대우증권, 동양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2015년 4월 기업 지배구조 개선 펀드인 ‘LK투자파트너스’에 합류했다. 

이후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수익을 얻겠다며 2018년 8월 KCGI를 세워 독립했다. KCGI도 ‘한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에서 따온 것이다. 

강 대표는 주주 행동주의를 적극 내걸고 있는 만큼 다른 사모펀드들과 같이 단순 시세차익, 기업가치 개선에 따른 수익을 노리기보다 장기적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행동을 적극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지분 인수로 강 대표가 대림코퍼레이션의 경영권을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데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62.3%에 이를 만큼 강력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은 27일 보유하고 있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343만7438주) 전부를 KCGI에게 1200억 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CGI는 대림코퍼레이션 2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통일과나눔 관계자는 “KCGI가 공개 입찰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액을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며 “인수금액 전부를 한꺼번에 납부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