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대규모 해외투자를 따내기 위해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시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대규모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흐름에 따라 앞으로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의 협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연합전선으로 해외투자 대규모로 키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투자하면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과 경쟁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자기자본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6월 말 기준 8조7879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자기자본이 가장 높지만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몸집이 작은 것으로 여겨진다. 

2018년 말 기준 일본 노무라증권의 자기자본 28조 원, 미국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100조 원 등으로 파악됐다.

6월 말 기준 미래에셋그룹 주요 계열회사들의 자기자본을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2조50억 원, 미래에셋생명 2조2678억 원, 미래에셋캐피탈 1조6450억 원 등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대우까지 더하면 모두 14조7천억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그룹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열회사들과 함께 투자할 만한 투자처를 발견하면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에게 투자의견을 묻고 각 계열회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종종 공동투자가 이뤄진다”며 “최근 미국 호텔 공동투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은 최근 7조 원 규모 미국 호텔 투자에 함께 나섰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함께 투자에 나선 적은 종종 있었지만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계열회사들이 모두 투자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수자금 7조 원 가운데 2조4천억 원가량은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직접 투자금을 마련한다. 각 계열회사별로 미래에셋대우는 약 1조8천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1900억 원, 미래에셋생명은 약 4900억 원, 미래에셋캐피탈은 약 1천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호텔 투자는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해외부동산 투자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참여하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 

박 회장은 대규모 해외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의 시너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투자에 나서 이른 시일 안에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투자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을 동원했다기보다 각 계열회사들도 투자가치를 높게 봤기 때문에 함께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투자에 나서는 만큼 짊어져야 할 리스크도 커질 수 있어 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해외투자에서 손실을 입게 되면 미래에셋그룹 전체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19일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대규모 호텔 투자에 나선 것은 미래에셋그룹의 전반적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