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발병했지만 확산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당장 돈육·가금류업체들의 실적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중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면 양돈업체와 양계업체의 실적은 개선되고 배합사료 업체의 실적은 부진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돼지열병 확산될 가능성 낮아", 관련회사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

▲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지원팀 관계자들이 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18일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및 가금류 업체들의 실적은 생물자산 시세 변화폭이 크기 때문에 주가는 생물자산의 시세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는 경향이 짙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과 영향의 강도에 따라 생물자산 시세의 흐름을 전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투자종목 선별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 상승과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첫 확진으로 돼지고기와 가금류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17일 급등했다. 주요 10개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21%였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돼지고기시장과 달리 국내 돼지고기시장은 구조적으로 공급이 과잉된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며 “다만 어제 농림축산식품부가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국내 돼지고기시장도 급격하게 변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로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크게 확산되지 않아 국내 돼지고기 공급에 큰 영향을 주는 대규모 살처분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 중국과 비교해 잔반급여 비중이 낮고 양돈업체의 현대화 수준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의 단기 반등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 시니리오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중기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돼지고기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박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도 파주 밖 지역으로 확산되고 살처분 물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돼지고기 공급과잉이 유의미하게 완화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국면에 진입하면서 양돈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배합사료업체는 돼지사육 규모 감소에 따라 매출과 이익도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이 심각하게 커져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이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점쳐졌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양돈업체뿐 아니라 대체재인 닭고기 수요증가에 따라 양계업체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질병을 국내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이 명확해지기 전에는 돼지고기와 가금류 관련업체들의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장중에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