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이 특수강사업에서 해외판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주력사업인 자동차용 특수강사업이 전방산업인 자동차업황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특수강 비중 확대전략으로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공급하는 물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 현대제철 특수강 확대에 대응해 해외진출 총력전

▲ 김철희(왼쪽) 박준두 세아베스틸 공동대표이사.


15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세아베스틸은 수출비중을 늘리며 내수시장에서 부진을 다소나마 만회하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은 고부가제품의 해외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2019년 2분기 수출 매출액을 지난해 2분기보다 2.5% 늘렸다”며 “하반기에는 강재제품의 원재료 철스크랩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효과도 볼 것”이라고 파악했다.

세아베스틸은 오래 전부터 수출 확대정책을 꾸준하게 추진해 왔다. 세아베스틸의 수출 비중은 2013년 13.7%에서 2019년 상반기 23.5%까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테인리스강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중국 스테인리스 정밀관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신척실업그룹과 합작사(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6일 중국 진출의 전초작업으로 자회사 씨티씨를 통해 세아그룹의 투자법인인 HPP의 제조사업부문을 양수하기로 결의하면서 정밀관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이 신척실업그룹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전체 스테인리스강사업의 확대를 노려볼 수도 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정밀관은 반도체 제조공정이나 의료용품 등 폭넓은 분야에 쓰인다”며 “중국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세아창원특수강이 중국에서 성과를 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세아베스틸에게 해외사업 중심의 사업전략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이 세아베스틸의 주력사업인 자동차용 특수강의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어 세아베스틸은 계속해서 수출물량을 늘려야 한다.

세아베스틸은 특수강사업에 전체 매출의 98%를 의존하는데 이 가운데 자동차용 특수강의 비중이 한때 35%를 웃돌기도 했다.

그런데 현대제철이 2013년 자동차용 특수강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2019년 들어 안정적 생산체계의 구축을 완료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현대제철은 올해 전체 특수강 가운데 자동차용 특수강의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생산비중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제철의 특수강사업에서 자동차용 특수강의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세아베스틸이 기존 최대 고객사였던 현대차에 납품하는 자동차용 특수강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베스틸은 연 50만 톤의 자동차용 특수강을 현대차에 공급해왔는데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세아베스틸의 현대차 공급물량이 연 35만 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아베스틸은 단기적으로는 자동차용 특수강 이외의 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도 함께 안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업황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밀관시장 등 기존에 발을 뻗지 않았던 시장으로 진출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박광래 연구원은 “자동차산업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중국 완성차시장도 역성장하고 있다”며 “세아베스틸이 자동차용 특수강의 수출물량 확대를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