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길어지면서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차 판매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1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일본차 브랜드들의 판매 감소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불매운동에 직격탄 맞은 일본차, 수요 회복 기약없어 '한숨'

▲ 렉서스의 ES300h.


구매계약을 맺고 차량을 출고하는 데까지 1~2달이 걸리는 만큼 불매운동의 여파가 지금까지 판매집계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차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초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판매량은 앞으로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

일본차 판매량은 6월 3946대에서 8월 1398대로 두 달 사이 64.5%나 뒷걸음질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 감소폭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은 6월 1만9386대에서 1만8122대로 6.5% 줄었다.

일본차 수입업체들의 속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대응할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일본차 수입업체들은 자칫 잘못 움직였다가는 불매운동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부터 홍보나 마케팅을 자제해 왔다. 

화장품이나 의류, 문구류와 달리 자동차는 가격대가 높아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적게 볼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

수입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초 일본차 판매량이 늘어난 게 하이브리드차 등 제품 자체의 인기 덕이 컸던 데다 이를 대체할 만한 선택지가 아직 많지 않았다"며 "일본을 향한 정치적 반감만으로 판매량이 줄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하지만 불매운동 열기가 제품 경쟁력을 뒤덮을 만큼 뜨거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렉서스의 ES300h는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수입 베스트셀링 모델에 이름을 올렸는데 8월 판매량에서는 간신히 10위에 드는 등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ES300h 판매량은 7월까지 평균 월별 판매량 800대를 이어오다가 8월 들어 판매량이 반토막났다. 8월에 ES300h는 440대 팔리는 데 그쳤다.  

렉서스 ES300h는 지난해에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 4MATIC에 이어 수입 베스트셀링 모델 2위를 차지한 모델이다.

다만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반사이익을 본 브랜드가 눈에 띄지 않는 만큼 불매운동 분위기가 사그라들면 일본차 판매량이 곧바로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애초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독일차나 볼보, 지프 등이 반사이익 볼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들 판매량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차 수요가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는 않은 만큼 불매운동 분위기를 살피며 일본차 구매를 미룬 소비자가 있을 수도 있다.

8월 월별 판매량에서는 렉서스와 토요타가 미니(MINI), 볼보, 지프 등에 자리를 내어줬어도 1~8월 누적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3위와 4위 자리를 지켰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