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전 충남지사 안희정에 ‘비서 성폭행’ 징역 3년6개월 확정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 등으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기존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라 사건을 검토한 결과 원심 판단에 피해자 진술 신빙성 판단에 관련한 법리를 오해한 점,  업무상 위력의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점 등의 잘못이 없다"며 “김씨의 피해진술을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에서는 피해자 김씨의 진술과 김씨로부터 피해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안 전 지사의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 등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간음 사건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과 동행해 와인바에 간 점, 지인과 대화에서 피고인을 적극 지지하는 취지의 대화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안 전 지사의 무죄를 인정했다.

1심은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을 놓고 “간음사건 뒤 전임 수행비서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다고 하지만 통화한 내역이 없는 등 피해 사실을 전해 들었다는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도 믿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피해자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할 목적 등으로 허위의 피해 사실을 지어내 진술했다거나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김씨의 피해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2심은 전임 수행비서의 진술을 두고도 “전임 수행비서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허위진술을 할 이유가 없다”며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성문제 관련 소송을 다루는 법원은 양성평등의 시각으로 사안을 보는 감수성을 잃지 말고 심리해야 한다는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상고심 선고 뒤 취재진에게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