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코오롱PI가 수요가 급증하는 칩온필름(CoF)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양산체제를 갖추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칩온필름시장은 일본 2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데 일본 수출규제로 소재 국산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SKC코오롱PI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SKC코오롱PI, 소재 국산화 기회 타고 칩온필름 양산 속도붙여

▲ 김태림 SKC코오롱PI 대표이사.


8일 SKC코오롱PI 관계자에 따르면 SKC코오롱PI는 기존 폴리이미드 필름(PI) 생산라인 중 일부 라인을 칩온필름 전용 생산라인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관계자는 “칩온필름은 현재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에 인증작업을 완료하고 양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KC코오롱PI는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공동으로 설립한 폴리이미드 필름 생산량 세계 1위 회사이다. 폴리이미드 필름은 IT기기에 들어가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방열필름, 칩온필름 등에 주로 사용되는 필름이다. 

칩온필름은 주로 디스플레이에 쓰이는데 LCD 화면에 신호를 줘서 화면을 구현하는 드라이버IC(DDI) 메인칩을 받춰 주는 역할을 한다. LCD 뿐 아니라 올레드(OLED)에는 사용량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칩온필름시장은 일본 업체인 토레이듀폰과 우베가 과점하고 있었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로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소재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SKC코오롱PI가 국내 대체업체로 주목받았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칩온필름용 시장은 국내시장만 약 800억 원 규모”라며 “소재 국산화의 영향으로 SKC코오롱PI가 칩온필름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SKC코오롱PI는 2006년부터 칩온필름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나 수요 및 가격 등의 문제로 개발작업이 지속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LCD와 올레드시장이 성장하며 수요가 급증하자 다시 개발을 시작해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SKC코오롱PI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이슈가 터지면서 (전방사업체로부터) 테스트 작업을 빨리 진행하고 내년부터 적용시켰으면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칩온필름은 일반 산업용 필름이나 연성인쇄회로기판 필름보다 무진관리나 물성관리에서 높은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라인을 칩온필름 전용라인으로 바꿔서 불량률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을 세워뒀다"고 설명했다. 

SKC코오롱PI는 3분기에 스마트폰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폴리이미드 필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7월 연간 600톤 분량의 생산시설을 증설해 전체 생산능력도 연간 3900톤으로 늘어나 전체 폴리이미드 필름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C코오롱PI는 3분기부터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2020년에는 칩온필름, 폴리이미드 바니시 필름 공급이 확대되고 배터리 절연용 필름 출하량도 증가해 전체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칩온필름을 포함한 폴리이미드 필름의 매출 증대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SKC코오롱PI의 매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SKC코오롱PI의 경영권 지분 54%를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실시된 SKC코오롱PI 매각의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 칼라일그룹 등 5곳 이상의 후보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 앞서 재무적 투자자들이 기업가치와 성장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게 되는데 SKC코오롱PI의 매출이 늘어나고 새로운 시장에서 수요가 발생하면 기업가치 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