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이 금융사의 친환경채권 발행 증가에 힘입어 채권발행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6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SK증권이 친환경 위주의 채권발행으로 대형 증권사 위주인 채권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
 
SK증권, 친환경채권 발행 ‘틈새시장’ 공략해 채권시장 존재감 키워

▲ 김신 SK증권 사장.


SK증권은 최근 신한카드가 발행하는 1천억 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의 주관사로 선정됐다.

이 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공공이익을 강조한 특수목적 채권으로 친환경 개선, 신재생에너지, 사회적 가치 증대 등에 자금을 사용할 목적으로 발행됐다.

SK증권은 지난해 5월 KDB산업은행의 원화 녹색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남부발전의 녹색채권 발행, IBK기업은행의 지속가능채권 등을 주관하기도 했다. 

SK증권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친환경금융 분야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기회를 발굴한 덕분에 증권사 가운데 가장 활발히 관련 채권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정KPMG와 업무협약을 맺고 녹색채권시장 모니터링 및 업체 발굴 등 녹색채권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산업은행이 지난해 5월 발행한 원화 녹색채권 인수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친환경채권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산업은행이 발행한 녹색채권은 국내에서 최초로 발행된 친환경채권이다. 첫 시작을 SK증권이 인수 주관사로서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친환경채권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이 시장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친환경채권시장 규모는 2008년 3억 달러에 그쳤으나 2017년 1555억 달러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산업은행의 녹색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최근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카드사 위주로 친환경채권 발행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활발히 친환경 금융사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채권시장에서도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중소형 증권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은 대부분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물량을 차지하는 만큼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가 입지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 

SK증권은 5월 UN산하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에 이행기구 인증을 신청하고 방글라데시 등 해외에서 탄소배출권 중개사업 기회를 따내는 등 친환경금융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채권시장에서도 친환경채권 분야에 특화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 관계자는 “SK증권이 지난해 SK그룹 계열사에서 벗어난 뒤로 친환경금융 등 신사업 분야를 개척하며 '홀로서기'를 준비해왔다"며 "대형 증권사 위주의 채권 발행시장에서도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