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지원을 받아 재무 건전성 관리에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NH농협손해보험 스스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적을 내야 하는 만큼 오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오병관, 지주의 자본 받아 NH농협손해보험 실적개선 부담 더 무거워져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6일 NH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가 참여하는 유상증자를 9일 실시한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NH농협금융지주 단독으로 참여한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손해보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주 발행규모 400만 주, 주당 발행가액 4만 원으로 결정돼 유상증자 규모는 1600억 원에 이른다.

후순위채를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이 아니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김 회장이 오 사장을 확실하게 지원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2016년에 1천억 원 규모의 7년 만기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보험사 후순위채는 자본으로 인정받다가 만기가 5년 이하로 줄어들면 해마다 발행금액의 20%씩 자기자본에서 빠진다. 2018년부터 후순위채의 일부가 자본인정금액에서 빠지고 있다.

후순위채는 이자비용 부담도 발생한다.

오 사장으로선 실적 개선이라는 성과를 보여주는 일이 한층 중요해졌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유상증자 효과는 지급여력비율(RBC)을 단기적으로 높이는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이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의 재무 건전성 악화에도 자본확충을 놓고 상당기간 결정을 미루며 고민했던 것도 안정적으로 실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NH농협손해보험은 상반기 순이익이 59억 원으로 거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 줄었다. 

오 사장은 정책보험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만큼 일반보험에서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책보험은 자연재해 발생 여부에 따라 보험 지급액이 바뀌기 때문에 손해율을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고 정부정책에 맞춰 보장범위를 넓히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NH농협손해보험은 9월 농작업 배상책임을 보장하는 ‘리치팜생활안심보험’, 4월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한가성비플러스건강보험’ 등을 내놓으며 보장성보험상품을 늘리고 있다.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독립법인대리점(GA), 온라인채널 등으로 판매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오 사장은 1월 2019년 사업추진 결의대회에서 “올해는 지속가능 경영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보장성 중심의 상품 확대로 영업체질 개선에 힘쓰고 정책보험 전문보험사로서 농업인과 고객의 실익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NH농협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20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NH농협손해보험의 2019년 6월 말 지급여력비율(RBC)은 174.7%를 보였다. 2018년 말보다 2%포인트, 2017년 말과 비교해서는 13.9%포인트 하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